크리스티, 소더비 '추월'-작년 경매 매출 16억불 43년만에 정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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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새해 들어서자마자 터져나온 밀수품 경매 스캔들(본지 2월10일자 10면 참조)로 곤욕을 치른 세계최대 경매회사인 소더비는 지난 54년 이후 43년만에 처음 연간 총매출이 경쟁사인 크리스티에 뒤진 것으로 나타나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

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더비의 96년 총매출은 15억5천9백만달러로 95년 16억7천만달러에 비해 5%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크리스티는 95년의 14억7천만달러보다 무려 9%나 오른 16억2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크리스티는 소더비에 큰 격차로 뒤져있었으나 서서히 격차를 좁혀 드디어 정상을 정복한 것.

90년대들어 극심한 미술계 불황을 겪은후 두 회사 모두 경매참가 방법등 자신들이 만든 미술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해 돈많은 사람들을 경매시장에 유인하는등 노력을 기울였다.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좋은 컬렉션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은 물론이다.

크리스티가 이같은 결과를 낼수 있었던 데는 지난 93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크리스토퍼 데이비지의 역할이 컸다.그는 취임후 아시아와 유럽 사무실을 확장하는등 공격적 경영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지난 가을에는 런던에 있던 사무실을 세계

최고의 이익을 올리는 뉴욕으로 옮겨 정상정복에 박차를 가했다.

데이비지는 크리스티에서 짐꾼으로 일했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결국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회화 분야에서 일을 시작해 지금까지 계속 출세 가도를 달려왔다.

매출면에서는 이처럼 크리스티가 소더비를 추월했지만 이익에서는 여전히 소더비가 우위를 보인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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