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중국 PC시장 선두 각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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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컴퓨터시장에서 대형 컴퓨터업체들의 시장점유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인터내셔널 데이터사(IDC)에 따르면 지난해 33억달러(약 2천1백만대)에 이르는 중국의 컴퓨터시장에서 IBM은 6.92%의 점유율을 기록,컴팩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위인 레전드와의 점유율 차이가 거의 없고 3,4위 업체들도 바짝 따라 붙고 있는 상황이다. <표 참조>

1위에 올라선 IBM의 가장 무서운 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경쟁업체는 중국의 레전드사다.

이 회사는 대만의 에이서사와 손잡고 박리다매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높여가고 있다.

중국 유통시장의 특성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레전드와 세계적으로 저가의 보급형 컴퓨터로 이름을 굳힌 에이서가 연합전선을 펼치면서 중국 최대 컴퓨터 업체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레전드는 에이서의 에이서 베이직 데스크톱(대당 8백40달러선)에 자사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방법으로 4분기에 8.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이에 비해 같은기간 IBM은 레전드에 못미치는 6.5%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대당 판매가격은 가장 싼 것이 1천3백달러였다.

휴렛팩커드(HP)도 정상을 향해 바짝 따라 붙고 있다.HP의 전략은 단순한 시장점유율 제고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격경쟁이 치열한 PC보다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PC서버를 집중 판매한다는 전략이다.PC서버는 PC의 핵심부품이기 때문에 서버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놓으면 장기적으로 PC시장도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HP는 중국내 PC서버시장에서 28%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IBM은 11% 수준에 그쳤다.

90년대 중국 컴퓨터시장에서 줄곧 점유율 1위를 지켜왔던 컴팩은 지난해 신용판매기간 단축등 판매지침 강화와 일부 대형 유통점 폐쇄등으로 4위로 미끌어졌다.IBM은 대형 업체간의 경쟁격화와 이에 따른 가격인하 압력 아래서 시장점유율

을 높이기 위한 각종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앞날은 불투명하다고 업계관계자들은 말한다.

IBM은 레전드등 중국기업들의 저가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제품의 가격인하 한계를 더욱 하향조정하는 한편 최근 5개 도시에 20개이상의 매장을 신규 개설하는등 유통망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IBM은 중국이 1가정 1자녀 계획을 추진한 이후 자녀 씀씀이가 커지고 있다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학생용 PC보급에 주력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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