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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도시다운 도시 기대-김진애 포럼대표.도시계획학 박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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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80년대 이후 도시개발 관련제도의 실수를 세가지로 요약할수 있다.▶택지개발촉진법.주택건설촉진법등'개별적으로 사업하기 쉬운' 제도에만 기대어 개발을 추진한 것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단순목표로 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을 3백%에서 4백%로 푼 것▶그리고 민간의 합동재개발에 기대어 재개발.재건축 열풍을 불게 한 것을 들 수 있다.

그통에 정부는 세가지 병을 얻었다.그 첫째가'신도시 알레르기'다.5개 신도시의 무리한 추진 덕분에 신도시는 기피단어가 됐다.둘째는'규제완화 편집증'이다.최대한 풀어주는 것이 공공의 역할이라는 심리병이다.셋째는'민자유치 중독증'.사업의 성격을 가리지 않고 민간자본에 의지하겠다는 병이다.

그 결과 국민 모두 각기의 이익이 걸려 있지 않는 한 객관적으로 공감하는 불만들이 생겨났다.

논밭사이,전원식 지방도시,산등성이를 가리지 않고 솟아나는 고층아파트들과 주택가를 뒤덮는 고밀도 재건축들,그로 인한 교통문제.공공시설 부족문제.서비스문제.환경문제.경관문제들이 불만한도를 넘어섰다.대다수 국민이 개발이익에 연연하고 개발병에 걸리게 된 것도 큰 문제다.

도시개발업무를 관장하는 건설교통부는 이러한 실수,병을 모르지 않는다.다만 고치기 힘들다는 것이 딜레마다.운영관성을 깨기 어렵고 건교부의 힘이 부치는 이유도 있다.타부처들과의 시각차이도 있다.정치 사이클상 추진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지방자치제 이후에 현장의 입김이 거세지는 문제도 있다.비록 만시지탄이나 건교부는 올해'도시개발법'입법으로 불합리한 제도를 고치고 공공의 역할을 바로 세울 태세를 가다듬고 있다.왜곡된 토지이용과 개발행태를 바로잡는 제도를 만들 금세기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

계획적 신도시는 여러 문제를 동시에 해소하는 효과적 해법이다.

신도시엔 최소한의 공공성과 적주성(適住性)이 살아있다.환경도 낫고,서비스도 낫고,관리하기도 낫다.최근의 실수요가 그를 증명한다.계획적 신도시는 전원을 야금야금 파먹는 고층아파트를 방지하고,기성 시가지를 오염시키는 고밀도 재개발.재건축의 압력을 낮춰'전원다운 전원,도시다운 도시'를 만들 것이다.계획적 신도시엔 지자체도,민간기업도 공히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누가,왜 신도시를 두려워하는가.다스릴 지혜가 있다면 신도시는 두렵지 않다. 서울 포럼대표.도시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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