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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오기 나는 우포늪 그림’시민 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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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원시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우포늪만 그려온 김선희(52)화백이 자신의 작품 ‘우포-가을’을 1일 경남도에 기증했다.이 작품은 가로 5.2m·세로 1.3m(500호)크기의 대작이다.

유채기법으로 그린 작품은 벼가 익어가는 늪 가의 논 위로 12마리의 따오기가 날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경남도립미술관 람사르총회 기념특별전(9월 9일~11월 13일)에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김선희 화백이 1일 경남 도지사 집무실 입구에 걸린 자신의 작품에 대해 김태호 지사에 게 설명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전시 작품을 보고 여러 곳에서 작품을 고가에 사겠다는 주문이 잇따랐으나 김 화백은 경남도에 기증했다.조건이라고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걸어 달라”는 것 뿐이었다.경남도는 작품을 지사실 입구에 걸기로 했다.

김 화백은 이 대작을 그리는데 1년이 걸렸으며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화백은 우포늪 근처인 대지초등학교와 창녕여중을 졸업한 뒤 경북예고를 거쳐 영남대·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에서 작품활동을 하던 그녀는 2001년 초 고향으로 내려와 작업실을 짓고 우포늪만 그리고 있다.

그녀는 이 작품속 따오기를 실감나게 그리기 위해 따오기 복원 전문가인 중국 저장(浙江)대 시융메이 교수에게 부탁해 자료까지 받았다. 시융메이 교수가 8월 우포늪 생태관에서 열린 국제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왔을 때 만나 자료를 얻기도 했다. 덕분에 그의 그림에는 따오기의 생동감이 묻어 있다.

김 화백은 “내 혼이 깃든 작품을 파는 것 보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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