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게이트>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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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검찰은 11일 신한국당 홍인길(洪仁吉).정재철(鄭在哲)의원을구속한데 이어 12일에도 국민회의 권노갑(權魯岬)의원등 3명을추가로 소환,조사키로 하는등 정.관계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오후8시45분쯤 구속이 집행된 홍인길의원은 밤샘조사에 시달린 탓인지 매우 초췌한 모습. 洪의원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으나“검찰 소환전 돈받은 사실을 왜 부인했느냐”는 질문엔 미간을 찡그리는등 다소 불쾌해하는 표정. 뒤이어 대검 청사 현관으로 내려온 정재철의원은 소감을 묻자“신한국당과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짧막하게 대답. 鄭의원은 또 국민회의 權의원에게 실제로 돈을 줬느냐는 질문엔고개를 끄덕여 시인했다. …이에 앞서 서울지법 영장계 직원들은 퇴근 시각인 이날 오후5시쯤 洪.鄭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접수되자 퇴근 준비중이던 신형근(辛亨根)영장전담판사를 전화로 붙잡아놓고 서류들을 챙겨 서둘러 판사실로 직행. 영장을 접수한 대검 수사관 2명은 수사기록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직접 기록을 들고 판사실로 갔으며 辛판사가 기록을 검토하는 동안 줄곧 판사실앞 복도에서 대기하는등 보안에 신경쓰는 모습. …대검의 한 수사 관계자는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이 주로 새벽무렵 한두가지씩 자백하고 있다고 전언. 그는“鄭씨에게 신문을 보여주며.수서사건때와는 차원이 다르다.국민들 의혹을 풀어줘야 하지 않느냐'고 유도하면 책상을 치며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 …11일 밤 洪.鄭의원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집행되자 崔중수부장에 이어 신문과 영장청구등 수사 실무를 담당한 중수부 1,2,3과장 모두 차례로 귀가. 검찰 관계자는“과장들이 12일 큰 일을 맡아 잠시 쉬어야할 형편”이라고 말해 12일중 거물급 정치인 3명이 소환돼 철야조사를 받게될 것임을 암시. 한편 최근 수사 비밀이 언론에 잇따라 누설돼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검찰이 12일 소환 대상자중 權의원만을 확인해주자 각 정당 보좌진들이 보도진에게 나머지 2명의 명단을 확인하기 위해 밤새 전화를 걸어오는등 분주한 모습. …崔중수부장은 수사방향이 대출 외압의 실체 파악에서 정치자금수사로 변질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에“내가 언제 정치자금을 수사한다고 했느냐.기자들이 그런 쪽으로 몰고간게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 崔중수부장은“거듭 말하지만 대출 외압을 파헤치는 것이 사건의본질”이라고 강조한뒤 김덕룡(金德龍)의원등의 5천만원 정치자금수수설에 대해“확인되지도 않았고 범죄구성 요건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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