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일등기업>3.대만 에이서社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에이서는 중소기업 왕국 대만에 거인처럼 우뚝 선 세계 굴지의컴퓨터 제조업체다. 올 1월 현재 개인용 컴퓨터(PC)시장 점유율 세계 7위,컴퓨터모니터 판매량 세계 3위,서버용 중대형 컴퓨터시장 점유율 세계 5위,CD롬 구동장치 생산순위 세계 5위에 랭크돼 있다. 76년 자본금 2만5천달러의 PC제조업체에서 출발한 에이서는세계 PC시장의 급팽창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거듭,지난해말 현재전세계 38개국에 44개의 각종 컴퓨터및 관련부품 조립공장과 1만6천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거대기업으로 성 장했다. 에이서측이 말하는 고속성장의 비결은 PC산업의 급성장이라는 업종 자체의 요인 외에 최신 제품의 신속한 공급 조직의 분산화 세계적 브랜드의 토착화라는 세가지 영업전략을 지속적으로 실천한데 있다. 신기술을 제품화하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업체로 알려진 에이서의 생산방식은.패스트푸드 모델'로 불린다.패스트푸드점은 세계 어느 지점이든지 같은 재료를 써서 동질의 음식을 빨리 만들어냄으로써 소비자들은 기다리지 않고 언제 나 만족감을얻을 수 있다. 컴퓨터제품,그중에서도 PC는 라이프사이클이 빨라 소비자들의 기호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에이서의 기본 마케팅철학이다.따라서 에이서는 전세계에 가급적이면 많은 조 립공장을 세우고 본사에서 조달한 표준부품을 현지에 보내 최종 제품시장에서제품을 생산.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제품의 라이프사이클도 다른 업체보다 훨씬 주기가 빠르다.에이서는 일찍부터 생산관리에 2개월간 제품을 개발해 4개월간 판매하고 그후 2개월만에 재고를 처분한다는.2-4-2전략'을 도입하고 있다.이러한 신제품 개발주기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두배이상빠른 것이다. 에이서의 조직관리 기본전략은 철저한 지역별 분권화다.기업규모를 비대하지 않게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고 개별 기업에 지역별 특성에 맞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주어진 상황에 가장 알맞은 의사결정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지역및 제조품목별로 10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에이서는분권화를 강화하기 위해 현지 사정이 갖춰지는대로 각 자회사를 별도 법인화할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미 지난해 아시아지역 판매를 맡은 에이서컴퓨터 인터내셔널(ACI)을 싱가포르증시에 상장시켰고 올 연말까지 에이서 아메리카와 에이서 라틴아메리카도 현지에서 기업을 공개할 예정. 21세기초까지는 현재의 그룹을 21개 기업으로 분할,지분을 종업원들에게 우선 배정한 다음 증시를 통해 공개한다는.2121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에이서는 오는 2000년 1백50억달러의 매출로 컴퓨터업계 세계 5위에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주력제품인 PC및 PC부품의 경우 시장평균신장률보다 5~10%포인트 높은 25%의 매출증가율을 매년 유지하고 본격적인 정보통신시대 도래에 대비해 인텔리전트형 멀티미디어 가전제품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창립 20주년이었던 지난해 스탠 시(施振榮.53)회장은“앞으로 에이서는 고객에게 가치없는 제품을 만들지 않을 것이며 경영권에 위험이 있더라도 기업의 성장을 위해 자회사들의 현지 공개를 더욱 촉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봉 수 기자> 에이서사 회장실에서 스탠 시회장이 직원에게업무지시를 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