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개되는 對北 식량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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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동포들에게 올 겨울은 유난히도 혹독한 계절이다.몇년전 설날이 전통명절로 지정돼 휴일이 됐다고는 하지만 견디기 어려운 추위와 배고픔 뿐이다.북한 당국의 말마따나.재난 직전 상태'에서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며 허덕일 따름이다. 북한이 식량난으로 국제사회의 지원을 기다리며 손을 벌린지 올해로 3년째 접어든다.지난 3일 북한의.큰물피해 대책위원회'는지난해말 식량재고는 24만6천,부족한 식량은 5백30만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같은 시기에 북한은 유엔 인도지원국(DHA)에 식량원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또 보냈다.그만큼 식량사정이 급하다는 증거다. 그렇지 않아도 여러 국제 구호기관들이 북한 식량사정의 절박성을 지적하며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던 참이다.이에 따라 DHA를 비롯,세계식량계획(WFP)등 유엔 기관이 곧 국제사회에 대북 식량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이미 미.일(美.日 ) 등은 유엔의 요청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설 용의를 밝히고 있다.우리 정부 역시 인도적 차원에서의 국제적 구호활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행스러운 일은 한.미.일이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이다.지원 규모와 대북정책에 긴밀한 공조(共助)체제를 보이고 있다.앞으로도 이런 방법을 통해 우리가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에 인색하고 국제사회의 지원마저 방해하는듯 오해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지원이 이뤄져도 북한의 식량난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그런 방법으로는 필요한 50만이나 1백만 단위의 식량을 구할 수도 없지만 주선해줄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한반도 긴장완화의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우리 정부에 요청하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음을 천명한 바 있다.북한은 구차하게 외국에 손을 벌릴 것이 아니라 민족적 차원의협조를 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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