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디지털 DNA 추출해 동영상 검색 구글·소프트뱅크 등서 앞다퉈 손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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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인터넷에 널려 있는 동영상에서 입맛에 맞는 콘텐트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나마 제목이 정확하게 달린 것은 문자 검색이 가능하지만 제목과 실제 장면이 다소 다른 경우도 많다. 벤처기업 ‘엔써즈’의 이미지 검색 서비스 ‘엔써미’(www.enswerme.com)는 제목이 아닌 동영상 그 자체의 이미지로 검색한 결과를 보여준다.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았고, NHN·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은 물론 구글·워너브러더스 등과도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김길연(32·사진) 엔써즈 대표를 만났다. POSTECH 전산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산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지난해 엔써즈를 창업했다.

-동영상 검색기술의 원리는.

“엔써미 사이트에서 미국 대통령 당선자 이름인 ‘오바마’를 한글로 치면 우선 제목 검색으로 국내외 사이트의 관련 동영상을 찾는다. 다음엔 이들 동영상에서 특징적인 영상신호(디지털 DNA)를 자동 추출한 뒤 이를 기준으로 2차 검색을 한다. 동영상에 제목이 없어도, 외국어 제목이어도 상관없다. 전 세계 6000여만 개의 동영상이 검색 대상이다. 오바마 관련 동영상을 찾을 때 국내 유명 포털에선 4000여 건이 검색되지만 엔써미에선 1만2000여 건을 찾을 수 있다.”

-벤처투자사나 포털들의 관심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했다. NHN·다음은 제휴를 추진 중이다. 구글은 기술원리 설명을 요청했다. 영화·방송사는 저작권 단속 수단으로 관심이 많다. 워너브러더스 관계자에게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최신 콘텐트가 중국 사이트에 먼저 올려져 있으며, 이런 인기 동영상이 언제·어디서 복제됐는지를 체크해주자 놀라더라.”

-언제 정식 서비스 되나.

“검색 효과가 너무 좋아 오히려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포털들과 서비스 시기를 조율 중이다. 저작권자가 이 기술을 이용하면 자신의 콘텐트를 누가 어떻게 활용했는지 바로 알 수 있어 네티즌을 범죄자로 만들 법적 증거자료로 쓸 수 있다. 네티즌은 원하는 동영상을 마구잡이로 검색해 도용할 가능성도 있다. 포털과 저작권자 간에 광고 수익 분배처럼 동영상 콘텐트 활성화를 위한 합의가 이뤄지면 내년 초에도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엔써즈의 꿈은.

“엔써즈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에 ‘답하다(answer)’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엔써미는 ‘내게(me)’란 단어를 추가한 거다. 세계인이 ‘엔써미하다’란 표현을 일상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구글을 넘는 것 ’이 꿈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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