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철 탄력에 현란한 개인기-프로농구 공포의 外人선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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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예상대로 용병 돌풍은 거셌다. 용병들은 빠르고 강력한 플레이스타일,현란한 개인기,검은 피부에서 풍기는 강인하고도 위압적인 이미지로 국내스타들을 압박했다.16명의 용병들은 2일까지 치러진 다섯경기에서 각팀 총득점(1천29점)중 52%인 5백35점을 쏟아붓는 위력 을 과시했다. 특히 나래 블루버드의 가드 칼 레이 해리스는 2일 동양 오리온스전에서 올시즌 최다득점인 49점을 퍼붓는 원맨쇼를 펼쳤고동양의 가드 토니 매디슨도 질세라 41점의 슛소나기로 응수했다. 용병들은 플레이의 스케일과 정확도.집중력등 모든 부문에서 국내 선수들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다.용병들의 다득점은 낮고 빠른 드리블,매끄러운 슛폼등 충실한.기본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드리블.패스.슛등을 마스터한 용병들은 190㎝대의 센터들도 드리블로 하프라인을 넘고 3점포를 쏘아댔다.예상대로 탄력도 대단해서 180㎝대의 가드들이 투핸드 슬램덩크로 바스켓을 공략할정도였다. 그 결과 용병들은 농구대잔치 13년만인 95~96시즌에야 이상민(상무)이 간신히 이룩한 트리플 더블의 고지를 첫날부터 위태롭게 만들었다. 제럴드 워커(SBS스타즈)는 개막전에서 22점.10어시스트.6리바운드에 스틸 8개를 기록해 트리플 더블 문턱까지 질주했다. 모든 용병들이 탁월한 1대1 전술을 구사했고 근본적으로 이부문에서 열세인 한국선수들은 대부분 맞상대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게임당 20점대를 넘던 전문슈터 우지원(대우 제우스)이 두게임 평균 14점에 그친 것도 1대1 농구에 익 숙하지 못한 탓이다.그러나 용병들의 기본기는 기능보다 전술에 대한 이해와 사고력에서 돋보였다.경기의 흐름을 읽고 감독의 주문을 소화하는능력도 뛰어났다. SBS첫승의 주역 제럴드 워커가 종료 9초전 타임아웃을 신청,겹수비를 벗어나면서 벤치의 김동광감독에게 끝내기 전술을 구상할 시간을 주는 장면은 그의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을 증명하기에충분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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