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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엔貨>3.日,달러강세 경기회복 '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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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킹 달러'.로케팅 달러'.그린 백(달러)에 그린 라이트(청신호)'….미국 언론들이 최근의 달러화 강세현상을 기사화하면서사용한 표현들이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현재 국내외를 통틀어 달러화 강세를 저지할만한 요인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따라서 올해 내내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우선 미국경제가 워낙 좋다.올해도 평균 2.3%의 성장률,3%의 소비자물가상승률,5.3%의 실업률이 예상된다.낮은 물가와낮은 실업률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으며 성장률도 선진국으로는 훌륭한 수준이다.당연히 증시도 대활황이다.투자수 익을 노리고 몰려든 외국자본은 이제 환차익까지 노리고 있다. 반면 일본 및 유럽연합(EU)시장은 아직 본격적인 회복기미를보이지 않고 있다.이들은 오히려 달러화 강세를 경기회복의 돌파구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미국 통화당국도 달러화 강세를 선호한다.달러화 강세가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데다 외국투자자들의 미국국채 매입을 유도해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물론 일본.독일등 약세통화국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늘 것이라는 예 상은 한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수출증대에 따른 경기회복은 이후 미국상품의 수출증대로 이어져 당장의 수출부진 피해를 능가한다고 본다. 물론 일본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는 미국 자동차업계는 무역수지적자 확대를 이유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그러나 통화당국 관계자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경쟁력이 높아 가는 미국 수출업계에.약한 통화'라는 특별처방은 필요치 않다는 자신감이다.또 컴퓨터업계는 오히려 강한 달러로 더 많은 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도 말한다.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강한 달러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이사회(FRB)위원장도 무역수지 적자 축소보다 인플레 억제를 더욱 중요시한다. 월가에서는 FRB가 인플레 예방차원에서 그동안 미뤄 왔던 금리인상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그렇게 되면 달러화는 날개를 다는 셈이다.모건 스탠리나 골드먼 삭스등은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자 당초 전망치를 수정해 1분기중 달 러당 1백25엔,1.70마르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한다. 물론 워싱턴 국제경제연구소처럼 지나친 달러 강세,엔 약세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시장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전망이우세하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일본이 엔화 약세로 자본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것외에는 세계 주요국의 달러화 강세에 대한 이해관계가 합치되는 상황이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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