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파문>수사 이모저모-鄭씨 식사.하품 때만 입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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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검 중수부는 일요일인 2일에도 수사진 전원이 출근해 금융권비리에 대한 본격 수사를 앞두고 소환대상자 선별작업을 벌이는등바쁘게 움직였다. …검찰은 2일 밤 한보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을 구치소로 돌려보낸뒤 평소와 달리 자정전에 수사관들을 퇴근시켜 그동안의 수사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뒷받침. 그러나 이정수(李廷洙)수사기획관은“7일째 계속된 철야수사로 수사팀이 많이 지쳐 있어 모처럼 귀가하도록 한 것”이라고 연막. …李수사기획관은 이날밤 鄭총회장의 태도변화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식사할 때와 하품할 때는 연다”고 대답해 여전히입을 굳게 다물고 있음을 확인. 李수사기획관은“일단 鄭총회장을 구치소로 돌려보냈다 3일 다시청사로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면서“구치소에서 조사할 수도 있지만 분위기상 수사는 검찰청사에서 해야 효과가 있다”고 설명. …이에 앞서 최병국(崔炳國)중수부장등 대검 중수부 수사진은 이날 오전부터 청사에 나와 그간의 수사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숙의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 崔중수부장은 휴일엔 빠짐없이 북한산등 산사(山寺)를 찾는 등산광이지만 이날은 일찍 출근해 업무를 챙겼다. …검찰은 정치권과 증권가등에 떠도는 이른바.한보 리스트'에 대해“수사에 참고도 안된다”고 일축. 그러나 그는 鄭총회장이 경희의료원 입원중 정치권 인사등과 1백여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아직은수사 내용이니 묻어두자”라고 말해 정치권 인사에 대한 광범위한기초자료가 이미 확보됐음을 암시. …중수부는 수사 시작후 은행장들에 대해 일찌감치 출국금지조치를 해놓았으면서도 정작 소환단계에서는 상당히 신중을 기하는 모습. 崔중수부장은“국제적 신용도가 중요한 은행장들을 소환했으면혐의를 벗기거나 책임을 지우거나 해야지 단순한 참고인 조사는 안된다”고 말해 일부 은행장들의 경우 검찰 소환이 곧바로 사법처리로 이어질 것임을 예고. …연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김종국(金鍾國)전재정본부장이 최근 검찰 주변에서 鄭총회장의 결정적인 혐의사실등을 입증할 인물로 떠올라 관심. 검찰은 수사 초기단계부터 金씨를 핵심인물로 파악해 지속적으로조사해왔는데 金씨가 검찰 수사에 일부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지자수사진전 여부는“金씨 입에 달려 있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 이에 대해 崔중수부장은“金씨가 수사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사실이나 아직까지 鄭총회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적은 없다”고 말했다. …초기에 속도전(速度戰)으로 치닫던 한보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장기전으로 들어갈 조짐. 崔중수부장은 이날 오전“(기자들과)신사협정을 맺어 설날 차례는 지내는게 어떻겠느냐”며 한때 검찰 주변에 나돌던 설날 이전수사 종결설과는 반대의견을 피력. <이철희.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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