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총리 기용 시기 놓쳐 지금 제의하면 받을까 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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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두언(사진) 한나라당 의원이 27일 오랜만에 정치적 발언을 했다. 지난 6월 일부 청와대 인사가 “권력을 사유화했다”고 발언한 직후 사실상 침묵했던 그다. 그의 이날 메시지는 통합이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태평양 한가운데 지진이 발생해 쓰나미가 몰려오는 비상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건 통합”이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여야가 어디 있고 더욱이 친이·친박이 어디 있느냐”고도 했다.

“연초 인재 재배치 과정에서 통합 메시지가 담길 것 같은가”란 질문에 그는 “비상하게 대처해야 할 때 필요하다면 무엇을 못 하겠는가. 대통령이 상황에 따라 잘 판단할 것이라고 믿는다”고만 답했다.

그는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의 총리 기용설엔 회의적이었다. “아마도 시기가 늦은 것 같다. 지금 제의한다고 해도 (박 전 대표가) 받을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선 쓴소리를 했다. “내년에는 거리에 노숙자들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가 암울한 상황인데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이제 비상체제로 모드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력 사유화 발언 이후 그는 정치적으로 칩거했었다. 이상득 의원과의 갈등설도 돌았다. 그러나 근래엔 “관계가 개선됐다”는 관측이 많다. 그는 당시 발언을 두고 “충정에서 나왔지만 시기와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대통령에게 누를 끼친 것에 대해 자중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동시에 “이명박 정부가 성공으로 가는 길에 장애 요인이 있을 때 적절하게 지적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은 나 아니라도 누구라도 계속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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