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봅시다>선물세트 값-낱개 구입이 세트보다 알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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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주부 최정선(31.서울송파구잠실동)씨는 설날을 앞두고 시댁 동서들에게 나눠줄 선물로 고민에 빠졌다. 간편함을 생각한다면 선물세트가 좋겠지만 주는 사람의 정성을 담자면 낱개로 구입해 포장한 것이 훨씬 더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지난 추석때 첫째 동서 김모(33)씨와 선물을 주고 받았는데 즉석에서 펴보니 똑같은 업체에서 만든 똑같은 종합식품선물세트여서 서로 어색해했던 경험이 있다.그래서 이번 설날 선물은 가능하면 하나하나 직접 골라 낱개로 구입한뒤 직접 포장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문제는 경비.세트로 일괄구입하는 것보다 낱개로 사는 것이 돈이 더 들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이다. 최씨는 가격차를 알아보기 위해 L백화점에서 만든 설날선물 가이드북에서 2만4천4백원짜리 종합선물세트.오뚜기종합5호'라는 것을 골라 내용물을 살펴봤다. 이 세트에는 후레쉬참치(1백65).야채참치(1백65).고추참치(1백65).참기름(1백50).옥수수유(0.9ℓ)가 각각 2개,불고기양념(6백)과 갈비 양념(6백)이 1개씩 들어있다. 최씨는 L백화점 식품매장에 들러 낱개 판매가를 일 일이 알아보았다.그 결과 후레쉬참치 1천1백원,야채참치 1천원,고추참치1천원,참기름 3천8백원,옥수수유 1천7백원,불고기양념 2천3백원,갈비양념 2천3백원등 총 2만1천8백원이었다. 여러개를 묶은 선물세트보다 낱개구입이 오히려 2천6백원 쌌던것이다. 낱개 구입이 오히려 싸다는 사실이 이상해 마침 L백화점 식품매장에 나와있는 오뚜기식품 직원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선물세트의 포장비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최씨는 내친 김에 포장코너에 들러 선물할 수 있도록 포장하는데 드는 비용 을 알아봤다.상자용 종이등 원재료비(1천원)와 인건비 1천5백원을 모두 포함해 2천5백원이었다. 포장코너 관계자는“백화점 포장코너는 내용물에 따라 하나하나 상자를 따로 만들기 때문에 포장비가 2천~4천원이 들지만 제조업체에서 선물세트를 다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개당 비용은 1천원미만”이라고 말했다. 결국 포장비를 포함하더라도 선물세트가 낱개선물보다 비싸다는 사실에 최씨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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