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한마당>나환자 恨을 화폭에 담는 병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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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나환자들이 간척사업을 벌였던 오마도(五馬島)를 아십니까?나환자의 한이 서린 오마도 이야기를 알리려다 지난 93년부터 화필을 들게 됐습니다.” 63년과 70년 두차례나 국립 소록도병원장으로 부임해.나환자촌의 슈바이처'로 알려진 대전시유성구 선병원 조창원(趙昌源.72.사진)원장은 요즘도 나환자의 아픔을 화폭에 담고 있다. 趙원장은 63년 소록도 인근 오마도에 나환자 정착촌을 조성하기 위해 유네스코 국제학생봉사단 1백33명과 함께 흙짐을 지어나르며 간척사업을 벌였던 주인공. 그러나 간척사업이 끝나면 나환자촌을 건립해주겠다던 약속은 당시 정치인들의 식언(食言)으로 물거품이 됐고 간척사업을 벌인 나환자들은 뿔뿔이 흩어지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趙원장은 전했다. 당시의 아픔을 남기려는 노력이 자연스레 그림으로 이어져 趙원장은.파랑새'.눈썹없는 여인'등 20여점의 나환자 관련 작품을 만들었고 95년 6월에는 대전시민회관에서 전시회도 열었다. <대전=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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