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평씨와 박연차 회장 같은 시기 ‘잠적’ … 대책회의 가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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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右)이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左)과 함께 26일 충남 서천군 전원마을을 방문해 군 관계자의 현황보고를 듣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 강 회장 부부 등과 함께 25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충남 논산·금산·보령·서천을 방문했다. [서천=연합뉴스]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비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씨와 박연차(63) 태광실업 회장이 23~24일 경남 김해 자택을 떠나 잠적했다.

26일 본지 취재 결과 두 사람의 잠적 시기에 맞춰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도 23일 봉하마을을 떠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건평씨의 부인 민미영(52)씨는 25일 본지 기자와 만나 “노 전 대통령 부부가 그저께(일요일) 서울로 갔다. 이번 일(세종증권)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25~26일 충남 논산·보령·서천 방문행사에 참석한 것 외에는 23~24일 이틀간 비공개 일정을 가졌다. 창신섬유 강금원(56) 회장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24일 경기도 모처에 머물며 측근들을 만나 경제위기에 대한 대책을 숙의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26일 3박4일간의 외유를 마치고 봉하마을로 돌아왔다.

◆노 전 대통령, 측근들과 경제 대책 숙의?=강금원 회장은 25일 기자와의 1차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당초 일요일에 사돈인 배병렬씨 집안 결혼식에 참석하러 서울을 방문할 일정이었으나 기자들이 몰릴까 봐 가지 않고 나와 함께 계셨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서울에서 참모들도 만나고 아는 사람들도 만나 경제위기에 대해 얘기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밤늦게 이뤄진 두 번째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 측) 김경수 비서관은 서울에 간 적이 없다고 한다’고 전하자 “서울에 온 적 없다. 내가 언제 서울이라고 했나. 결혼식에 참석하려다 가지 않기로 하고 경기도에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25일 오후 4시쯤 기자와의 통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최근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 아침까지 같이 있다가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무슨 얘길 나누셨느냐’는 추가 질문에 “고민이 많아 힘들다. 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김경수 비서관은 25일 “23일 사돈 집안 결혼식에 참석하러 서울에 가려다 일정을 변경해 다른 곳에 머물렀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 서울에 간 적도, 박 회장과 최근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26일 통화에서도 “박 회장을 만났는데도 안 만났다고 하겠느냐”며 “계신 곳과 사적인 일정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충남 방문을 수행한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측도 26일 “대통령께서 25일 충남에 오실 때 강금원 회장의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에서 출발하신 것으로 안다”며 “골프장 내의 숙소에서 주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술에 취해 소동”=검찰 관계자는 26일 저녁 “노건평씨가 현재 만취해 자살한다고 소동을 부리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24일 “바다낚시를 간다”며 집을 나선지 사흘만이다. 노씨 부인 민미영씨는 “술만 마시면 죽겠다고 한 적이 자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씨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세상이 시끄러워 동생한테 전화를 세번이나 했는데 연락이 안됐다. 나중에 비서관이 전화를 해 ‘전화하지 말라’고 말하고 끊어 몹시 섭섭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형으로 사는 것이 너무 괴롭다”며 “내일이나 모레쯤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박유미 기자, 김해=김상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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