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멧돼지 사냥꾼…조인스 블로거 '콜롬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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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마라도나가 떠오르는 머나먼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광활한 대자연을 마음껏 누비며 멧돼지를 사냥하는 한국인 가장이 있다. 조인스 블로그 ‘조국이 그리운 사람 (blog.joins.com/pejerrey2)’을 운영하는 한상호씨(필명: 형사콜롬보)다. 조인스블로그 중에서 가장 먼 곳에서 운영되는 그의 블로그에 벌서 25만여 명이 찾아와 이국의 광야를 함께 누볐다.

“시간이 흘러 보름달이 바로 정면에서 비추자 물 위에 반사되는 달빛으로 눈이 부시기에 잠시 눈을 감았는데 '첨벙' 하는 소리를 듣고 눈을 번쩍 떴습니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니 찬란한 보름달을 등지고 거대하고 시커먼 물체가 어느 틈에 다가와 천천히 몸을 숙여 물을 마시고 있는 것이 목격되었습니다.

수 많은 사냥을 다녔지만 바로 이런 순간 심장은 최대 박동수를 기록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이 순간을 위해 모든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 사냥꾼입니다. 천천히 라이플을 들어 정면에서 비추는 달빛을 이기기 위해 스미스 앤 밴더 조준경의 조도를 4에다 놓았습니다. 조준선의 중앙부분이 빨갛게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바로 괴물체의 형상을 조준하였습니다. 사냥이란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인정사정 볼 필요가 없으며, 가능한 포획물이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사냥꾼의 도리입니다.


“파~앙~!” “쁘~악~!”   콜롬보의 아르헨띠나 사냥기 中

2006년 12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콜롬보의 아르헨띠나 사냥기’는 100회를 앞두고 있다. 한번 사냥을 나가면 보통 2박 3일 이상 숲 속에 잠복하면서 ‘거물’을 기다린다. 보통 한두 마리의 멧돼지 사냥에 성공하지만 허탕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멧돼지는 개보다도 영특하다”며 “나무를 꺾을 때 나는 나무진 냄새도 멧돼지는 경계하고 가던 길을 되돌아간다”고 한다.

블로그엔 한국의 엽사들을 위해 숫 멧돼지의 이빨을 뽑아 전시하는 방법과 아르헨티나의 멧돼지 사냥대회 등도 자세히 소개돼 있다. 아르헨티나에 이민 온지 23년 된 한상호씨는 사냥과 낚시뿐만 아니라 ‘뮤(MU)’ 같은 한국의 온라인 게임도 즐겨 하는 신세대 아빠다. 두 딸과 아들이 있는데 특히 아들의 이름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라는 의미로 ‘국남(國男)’으로 작명할 정도로 조국에 대한 사랑이 깊다. 그의 블로그는 2년 전, 아르헨티나의 문화와 이민 방법 등을 소개하기 위해 개설했는데 지금은 블로그를 통해 고국의 친구를 많이 사귀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란다.

조인스닷컴 최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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