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스페셜리포트] 불황을 이기는 연예인들의 7대 생존법

중앙일보

입력

"일 자체가 너무 없다. 영화의 경우 체감적으로 일거리가 80~90% 줄었다. 호황 때는 100편, 평년에도 40~50개는 되던 영화 라인업이 내년에는 16개에 불과하다.

방송사마다 드라마를 하나씩 축소했고, 단편 드라마도 없어졌다. 케이블도 제작편수가 많았지만 지금은 확 줄었다. CF 시장도 지난해 대비해 30~40% 감소했다. 일단 경기 좋아질 때까지 버티기다."

한 연예 매니지먼트사 간부의 말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황의 한파는 연예계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KBS가 가을 개편을 통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외부 MC를 내부 MC로 교체한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두들 불황의 터널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는 것이 전략이라면 전략이다. '불황에서 살아남기 작전'에 돌입한 연예인들의 7대 생존법을 알아본다.

1. 개런티 현실화

사정이 안 좋은 충무로 바닥에선 영화 배우들이 자진 삭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새 영화 '돌 플레이어'에 출연하기로 계약한 봉태규는 자신의 출연료를 반으로 낮추었다. 기존에 받던 2~3억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봉태규였지만 이번에는 1억원에 사인을 했다. 차기작으로 '인사동 스캔들'을 선택한 김래원도 출연료를 자진 삭감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MC나 게스트들의 몸값도 곧 조정될 전망이다. 이기원 KBS CP는 "KBS내에서 MC들의 출연료에 거품이 들어있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A급 게스트 출연료가 300~400만원으로 3~4년 전 MC 출연료와 똑같다.

개런티가 현실화될 확률이 높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패널 숫자를 줄이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개런티 이야기할 때 제작사와 연기자 간에 조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2. 매니저도 없고, 밴도 없다

소속사를 떠나 매니저도 없이 혼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도 늘고 있다. 자신의 수익을 소속사와 나누는 것도 아깝기 때문이다. 김지영·남성진 부부·정진영·조상기 등은 불황을 맞아 매니지먼트 제안을 뿌리치고 직접 차를 몰고 현장에 나간다.

연예 매니지먼트사들은 경기 절감 차원에서 각 배우들에게 한 대씩 제공하던 벤을 없애고 있다. 정려원 소속사인 T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밴을 한 대만 남기고 모두 카니발로 대체했다. 5000~6000CC급 스타크래프트 한 대의 한 달 유지비는 350~400만원에 달한다.

3. 외화벌이 나선다

일부 한류 스타들은 외화벌이에 주력하고 있다. 엔고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엔화로 개런티를 받을 경우 환차익을 얻는 셈이다. 솔로 3집 '그대라서'를 발표한 신화의 멤버 신혜성은 오는 26일부터 일본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소속사인 굿이엠지는 "지난해 공연 당시 엔화 환율이 800원대였는데 지금은 1400원대로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이 꽤 크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콘서트를 하는 류시원은 다른 연예인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콘서트 출연료 전부를 엔화로 지급 받았기 때문이다.

4. 주연보다 다작이 좋다

이런 시기엔 주연만 능사가 아니다. 이문식·성지루·박철민 등 상대적으로 몸값이 저렴하면서 잘 나갈 수 있는 조연급 배우들이 다작 활동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 주연급 연기자들 중에서 놀고 있는 경우도 많다. 몸값이 높기 때문에 섭외 빈도도 많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마땅히 할 만한 작품도 없다. 회당 개런티가 다소 적어도 오래동안 출연이 가능한 작품이 연기자들 사이에 인기다. 미니시리즈보다는 일일극·주말극이 선호되고 있는 형편이다.

5. 잡식 활동

요새는 본업·부업의 구분이 없다. 가수 윤종신의 경우 뒤늦게 예능인의 기질을 발휘하며 현재 SBS TV '패밀리가 좋다', MBC TV '라디오 스타' 등 5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오히려 그가 3년 만에 앨범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생소할 정도다. 윤종신은 "예능인으로 8, 음악인으로 2의 삶을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드라마 출연도 꺼리던 연기자들까지 예능 프로그램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6. 뭉쳐야 산다

불황 때일수록 인맥이 절실하다. '묻어 가자'는 분위기다. 탤런트 이광기의 경우 최근 '광라인'을 형성했다. 이광기는 드라마 활동 없이 예능 프로그램만 4~5개씩 하고 있다.

최근 SBS TV '이재룡·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광라인'을 내걸고 김구라·김용만과 함께 출연했다. SBS TV '일요일의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는 출연자들의 인맥이 크게 발휘되는 프로그램이다. 이천희·신성록 등은 김수로와 선후배 관계로 고정 및 카메오 출연을 따냈다.

7. 노출불사

불황을 맞아 섹시 컨셉트도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다.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작이 된 영화 '미인도'의 김민선은 이 영화에서 파격적으로 상반신과 뒷모습 전라를 공개했다.

"물론 지난해 제작을 시작했기 때문에 꼭 불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김민선의 노출이 흥행에 도움이 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는 것이 한 영화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요 쪽에선 손담비가 섹시한 모습으로, 원더걸스와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초미니 컨셉트로 눈길을 끌고 있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