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편중매입 뚜렷-韓電株에 80%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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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웬일로 침체증시에 뛰어든다 했더니 특정 종목만 샀다'-.
최근 우리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한국전력등 몇몇 종목만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편중매수'는 다분히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게 증시 국제영업통들의 지배적 분석.
따라서 외국 자금 유입이 계속되리란 전망을 바탕으로 한 주식투자는 일단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신중한 충고다.
실제로 올들어 21일까지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모두2천8백83억원.그러나 이중 약 80%에 달하는 2천3백25억원이 한전주식 8백41만주를 사는데 쓰였고 이에 따라 지난 연말 89.57%에 불과하던 이 종목의 외국인 한 도소진율도 98.50%까지 올랐다.외국인들이 이밖에 주로 사들인 종목은 현대전자(약 3백51억원).상업은행(약 1백94억원).대우(약 95억원)등.결국 이들 네종목을 제외하면 외국인들은 순매수는 커녕 오히려 82억원어치를 내다 판 셈이어서 이것만 놓고 봐도외국인들이 어디에 관심을 쏟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알 수 있다.
한편 이처럼 한전주가 각광받는 첫번째 이유로는 덩치 큰 미국계연기금이 한전주를 대거 매입한 것이 신호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최근 한전주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중 약 2백만주 이상을 처리한 동방페레그린증권측은“미국계 연기금의 주문에 따라 1백50만주 정도를 샀다”며“이번 주를 고비로 한전주식의 한도가 다 찰경우 당분간 우리 증시에 들어올 외국인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게다가 웬만한 핵심 우량주들의 외국인 한도가 소진된 터라 한국주식을 다시 편입하려는 외국 투자자 입장에선 한전이 가장 구미가 당겼을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외국 투자자들이 한전등 블루칩을 사들인뒤 이를 토대로 파생상품을 만들어 팔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대우증권 국제영업부 김명관 트레이딩 팀장은 이와 관련,“외국인들의 투자패턴이 특정종목에 치중된 점등으로 미뤄볼때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 증가를 꼭 장밋빛으로 볼수만은 없다”며“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우리 경제 거시 지표들이 좋아지는 징후가 보여야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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