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이제는 산업이다] 3. 日선 검사기간 440일서 250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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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약업계는 그동안 일본의 임상시험 절차가 너무 늦고 질이 낮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일본 제약업계의 기술력은 높은데 이 분야에선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시점이라고 봅니다."(후생노동성 의약식품국 오하라 다쿠 사무관)

일본 정부가 제약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약 검사기간을 대폭 단축한 데 이어 2002년엔 10년 뒤를 겨냥한 '의약품산업 국제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다.

우선 신약 검사기간은 1998년 건당 평균 440여일에서 현재는 250일 이하로 단축됐다. 경우에 따라선 신약 심사를 120일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 의약품안전연구청(OSPR)과 의약품평가센터(PMDEC)가 별도로 해온 신약 검사를 지난달 1일부터 의약품의료기기청(PMDA)으로 통합했다. 업체에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심사를 빨리 진행하기 위해서다.

일본은 또 빠른 심사를 위해 현재 240여명인 심사관을 PMDA로 통합하면서 50% 증원할 계획이다.

임상시험을 활성화하기 위해 단백질 해석 프로젝트에만 2002년 43억엔, 2003년 5억엔, 2004년 6억6000만엔을 투자하고 있다. 2006년까지 임상시험 코디네이터를 5000명이나 양성한다.

이들은 임상시험에서부터 승인신청까지 전문적인 수속을 전담, 신약 승인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맡는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도 8~10% 정도다. 게다가 한국처럼 특정 기간까지만 혜택을 주는 일몰(日沒)조항이 아니다. 지난해까지는 공제혜택을 주는 기한이 정해져 있었으나 올해부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기한 공제로 바꿨다.

후생노동성 의정국 무라마쓰 다쓰야 과장은 "약가규제 완화도 장기과제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동안 고령화로 약 소비가 늘어나면서 약가를 되도록 싸게 묶어왔지만 이 같은 규제가 일본 제약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FDA는 신약 개발 지원에 더 적극적이다. 백혈병 치료제인 노바티스사의 글리벡은 2001년 신약 신청에서 승인까지 불과 7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국의 신약 허가 검토기간은 93년 평균 27개월에서 2001년엔 14개월로 단축됐다.

특별취재팀=신성식.정철근.이승녕.권근영 기자, 오병상 런던 특파원, 유권하 베를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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