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代打 부담감 커 타율은 팀평균보다 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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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타임!” 이 한마디에 모두의 눈과 귀가 덕아웃 쪽으로 쏠린다.손을 뒷주머니에 꾸겨 넣은 감독이 천천히 걸어나오고 심판과무슨 말인가를 주고받은 뒤 심판이 돌아서서 기록실을 향해 크게외친다.“대타,아무개!” 대타는 프로야구에서 청량제같은 역할을한다.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특정타자를 내세워 경기의 흐름을 일순간에 바꿔놓기도 하고 상대투수에 따라 천적타자를 기용,상대를 꼼짝못하게 하기도 한다.그러나 대타들의 타율은 생각처럼 높지 않다.

<표 참조> 선발 출장한 선수보다 경기감각이 뒤지는데다 한번의 기회에 모든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8개 구단의 대타 타율이 전체 팀타율보다 낮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대타를 가장 많이 쓴 팀은 현대.1백26경기에서 2백35번이나 대타를 기용했다.
.여시'라는 별명에 걸맞게 상대의 허를 찌르기로 유명한 김재박감독다운 기록이다.
현대는 가장 많은 대타를 내세우면서 대타 타율 역시 0.217로 2위를 차지했다.
대타 타율이 가장 높은 팀은 우승팀 해태.0.226의 대타 타율과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6개의 대타 홈런을 기록했다. 반면 최하위 OB는 대타 타율에서는 0.214로 3위를 기록했다.벤치와 대타는 제몫을 해줬는데 주전들이 워낙 부진했다는 반증이다.
8개 구단 가운데 4개 구단은 대타 타율이 2할을 밑돌았다.
10번 대타를 기용해 안타 2개를 때려내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전문대타'로는 대타 만루홈런의 주인공인 장정석(현대)이 가장 돋보였다.장은 무려 60타석이나 대타로 출장,8개 구단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이 대타로 기용됐다.가장 높은 대타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임수혁(롯데).왼손투수상대 전문대타 요원으로 활약한 임은 0.545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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