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푸르게><기고>자투리 공간 최대로 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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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요즘 서울 시민중에서 해소 환자처럼 몇주 이상씩 기침을 하는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그 원인은 공기중에 황산화물.질소산화물.미세먼지등이 많이 축적돼 사람들이 숨 쉴 때마다 이를 들이마셔 폐에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의사들조차 감 기약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여서 이제 서울의 대기오염 상황은 극에 달한 느낌이다.
우리나라는 산림이 국토면적의 65%에 이르고 도시들은 대부분분지 형태의 지형적 특성이 있다.전체 녹지의 비율은 높다고 해도 분지형태의 도시는 평지인 탓에 거의 개발되고 녹지는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평균적으로 도심 녹지율은 5~1 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95%는 도로와 건물로 채워져 모두 아스팔트와콘크리트로 덮여 있다.
녹지를 구성하고 있는 식물은 증산작용과 호흡작용을 통해,토양미생물은 대사활동을 통해 그 지역의 미세 기상을 조절하고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그러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는 당연히 이런 역할을 할 수 없다.
낮에는 열을 흡수하고 밤에는 내뿜어 도심 온도를 상승시켜 기온 역전현상을 일으키고 결국 대기 오염물질의 정체를 가져오는 것이다. 특히 분지 도시에서는 강풍이 불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이 흔히 발생한다.서울은 도시삼림 면적이 26.7%지만 대부분북한산.수락산.아차산.대모산.관악산등과 같이 도시 외곽에만 존재하는 반면 도심에는 숲이 거의 없어 대기오염 물질이 정체되는현상이 흔히 일어난다.
여기에 2백만대가 넘는 자동차에서 뿜어내는 대기오염물질이 정체될 경우 시민의 건강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정체된 대기오염물질은 사람 뿐만 아니라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각종 대기오염물질과 산성비로 토양이 오염되는데 최근 서울지역 산림 토양산도가 20여년전에 비해 10배 이상 강해졌다.
토양산성화로 지렁이.땅강아지.토양 미생물등이 사라지고 개구리와 뱀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대도시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시민들이 질적으로 쾌적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숨이라도 기분좋게 쉬어야 한다 .그 방법은.도시를 푸르게' 가꾸는 길밖에 없다.
지금까지 개발하느라 파헤쳤던 녹지를 가능한한 복원해야 한다.
도심 녹지공간 확대를 위해서는 건물옥상.자투리땅.도로변.하천변.철로변.공공건물 주변등 나무를 심을 수 있는 공간은 모조리 찾아내 나무를 심고 큰 나무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 로 가꾸어야한다.
이경재 서울시립大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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