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안 레스토랑 ‘아란치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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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 이렇다 할 특징도 없다. 눈길 끄는 홍보전략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입소문과 블로거들의 추천으로만 유명세를 타고있는 맛집이 있다. 강남 한복판, 포스틸타워 꼭대기 26층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란치오’다.

아란치오는 강남의 빌딩 숲 속에 숨겨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토스카나 지방의 가로수이자 대표적인 명산물인 오렌지 나무에서 이름을 빌려왔다. 가장 신선한 최고급 식재료를 사용해 호텔 버금가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칙하에 이탈리아 토스카나 음식을 모던하고 심플하게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05년 9월에 오픈한 (주)풀무원의 계열사인 ECMD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ECMD는 아란치오 외에도 이탈리아 레스토랑 브루스게타와 면전문점 엔즐도 운영 중이다.

아란치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강남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경과 와인 셀러다. 와인 셀러를 파티션 삼아 구분된 공간은 인원이 많은 모임에 좋고 유리창 주변 자리는 연인이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특히 해질 무렵 멀리 보이는 한강과 남산 타워를 중심으로 형형색색 불빛의 야경이 일품이다. 왼쪽 창가테이블 중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프러포즈나 기념일을 맞은 커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명당자리. 특별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바쁜 일상 때문에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고객들을 위해 한쪽 벽을 갤러리로 꾸며 놓은 인테리어도 돋보인다.

아란치오의 대표 메뉴는 양갈비와 안심 스테이크. 호주 청정 지역에서 수입한 생후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을 소금과 후추로 밑간해 로즈마리와 라임 등의 허브 잎을 살짝 얹어 오븐에 한 번, 그릴에 다시 한 번 더 구운 요리다. 육질이 더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양갈비 특유의 냄새가 없기 때문에 페퍼민트 소스 없이도 즐길 수 있다. 고운 천으로 싸서 핏물을 제거한 고기를 0℃에서 하루 숙성시켜 조리한 안심 스테이크는 고기 특유의 누린 냄새가 나지 않는다. 조우현 총지배인은 “아란치오는 풀무원 자회사인 ECMD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최상급 재료만을 사용한다”며 “재료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벌크로 들어오
는 냉장육을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썰어 요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디저트 메뉴인 프램베(Flambee)는 특별한 프로포즈를 위한 이벤트 서비스다. 복숭아, 바나나 등 다양한 계절과일을 테이블에서 직접 구워 아이스크림에 얹어주는데, 화려한 불꽃과 야경 때문에 프로포즈 성공률 100%를 자랑한다는 게 아란치오측의 귀띔이다. 프램베 외에도 유지방 함량이 적어 셔벗느낌이 나는 아이스크림 젤라또, 젤라틴을 넣지 않아 더 부드러운 티라미슈 등이 인기 후식메뉴다. 총지배인인 조우현씨는 우리나라 1호 소믈리에다. 그는 테이블 비즈니스가 필요한 기업 임직원들이나 와인 애호가들에게 식사 매너와 와인 상식을 가르치는 유명 강사이기도 하다. 미리 예약하면 그에게 재미있는 와인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이탈리아 레스토랑 아란치오는 빵, 파스타면, 아이스크림, 각종 소스 등을 모두 직접 만들고 있다. 연미복을 연상시키는 테이블 냅킨부터 독특하고 세련된 서비스와 멋진 음식들은 특별한 모임, 혹은 비즈니스 미팅 등 어디에도 잘 어울린다.

박현숙 객원기자 mioki9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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