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차범근號' 어떻게 달라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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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9일 발표된 새 한국축구 대표팀은 한국축구의 장래를 위해 21세기형 대표팀을 구성해야 한다는.차범근 플랜'에 따라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물갈이됐다.
황선홍(포항)을 앞세운 공격진,하석주(대우).노상래(전남)등이 포진한 미드필드진,홍명보(포항)가 버틴 수비라인의 기본골격은 유지하되.그밖의 선수들'은 당장의 주전요원보다 미래의 주전요원 양성차원에서 20대초반 신진들을 대거 기용, .먼 길'을향한 차감독의 의중을 반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양대 특징은 연경화(年輕化)와 그동안 비인기 포지션이었던 스토퍼 전성시대의 개화.
이에따라 한달전 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대표팀으로 활약했던 김판근(LG).김주성(대우)등 30대 4인방이 동반 탈락한 대신 만18년3개월의 고종수(삼성)를 비롯,윤정환(유공)등 올림픽대표팀 출신의 신진들이 5개월여만에 월드컵대표.승급 '의 영광을안았다. 최근 입대한 올림픽대표팀 원톱 최용수(상무)가 호주대회에 출전할 수 없음(논산훈련소 훈련중)에도 불구하고 발탁된 것 역시 차범근 플랜의 장기적 포석.대표팀 평균 나이에서도 한달전 아시아선수권 대표팀(26.8세)보다 2세가량 젊어졌 다.
다만 최영일(31.현대)은 악착같은 수비력과 후배들을 다독거리는 리더십이 평가돼 30대로는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시즌 일본 J리그에 진출하는 고정운(일화)과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할 예정인 서정원(LG)은 가용도(可用度)가 낮아 일단 제외시켰으나 올시즌 활약상에 따라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 또는 본선대회때 다시 발탁될 가능성은 열려있다.
스토퍼 중용은 세계 선진축구 신조류에 따른 차감독 특유의 카드. 차감독은 한국축구가 그동안 스트라이커(공격).플레이메이커(미드필드).스위퍼(수비)등.공인된 3대 포지션'을 강화하는데집착,스토퍼의 역할을 소홀히 해왔다며 이임생(유공).김태영(전남).최성용(상무)등 스토퍼요원들을 대거 발탁했다.
이번 대표팀이 역대 대표팀중 수비수가 가장 많은 것(25명중13명,GK포함)도 그 때문이다.
스토퍼는 미드필더와 스위퍼 사이에 위치,상대공격을 1차적으로저지하는 전방수비수 또는 주공격수를 전담마크하는 족쇄맨.
직접적인 볼 처리보다 공격시간을 지연시키는등.공격리듬 파괴임무'를 주로 수행하기 때문에 볼의 흐름에 초점을 맞춘 관전자 입장에선 별로 눈에 띄지 않으나 스토퍼의.1차검문'여하에 따라최후 수비가 달라지며 그것이 곧 승패의 또다른 열쇠가 된다는게차감독의 설명이다.
한편 78년 10월30일생인 고종수는 역대 세번째로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첫번째는 88년11월 태극마크를 단 노정윤(J리그 히로시마 산프레체.당시 부평고3)의 17세8개월.서정원(88년11월.17세11개월)과 최순호(80년5월.18세4개월)가 각각 2,4위에 랭크됐다.
최순호 이전 최연소 기록보유자는 72년5월 국가대표 1진에발탁됐던 차범근감독(18세11개월)이었다.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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