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에 상업광고 허용-만성적자 고육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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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백화점 광고를 달고 질주하는 순찰차'-.
우리로서는 상상키 어려운 일이지만 요즘 영국에 선보인 신풍속도다. 경찰에 상업광고를 허용하도록 관련법규가 최근 개정됨에 따라 영국경찰이 수익사업에 적극 나선 것이다.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만성적인 예산부족이라는 사정이 깔려 있다.민간의 힘을 빌려서라도 재정적자를 메워보자는 의도다.
단,모금허용액은 전체 예산의 1% 이내로 제한돼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예산규모가 워낙 커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7천만파운드(약 9백80억원)에 이른다.
영국경찰은 마케팅 전문가들까지 스카우트해 기업자금을 끌어들이는데 골몰하고 있다.지금까지 경찰쪽에서 개발된 홍보전략은 주로기업 이미지 광고.
순찰차나 제복에 기업 로고를 붙이거나 장비명칭에 기업이름을 붙이는 식이다.런던 경찰청의 경우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로드백화점으로부터 순찰차를 지원받은 대가로 차 옆면에 백화점 로고를 부착했다.
서레이지역 경찰도 도주차 추격훈련용 차량을 GM사의 자회사인복솔사에서 기증받고 차 옆면에 회사 이름을 크게 새겨놓았다.맥도널드 햄버거회사는 마약퇴치 비디오테이프 구입을 위해 5만파운드(약7천만원)를 희사했다.이처럼 경찰이 기업들 로부터 지원받는 과정에서 일부 기업에 특혜를 베풀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영국의.작은 정부'정책이 유지되는한 민간기업에 대한 경찰의 자금의존은 더 가속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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