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年브리핑>6.학술-西歐의 제3문화 새 관심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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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해 크게 두가지 흐름이 부상할 전망이다.하나는 자연과학적 발견과 연구성과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제3문화'이며,다른 하나는 한국 민주화의 주요한 계기였던 6.10민주화운동 10주년을 맞아 한국 민주화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활기를 띨 것이다.
우선 세기말엔 새로운 세계관이 요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철학.역사등 전통적인 인문학에서 새로운 상상력은 고갈된 상태.이런 시점에서 자연과학적 발견으로부터 인문학적 상상력을 충전하고자 하는.제3문화'가 인문학의 주요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대립을 넘어서고자 하는 이 학문은 통합적 학문영역으로 서구 학계에서는 이미 인기있는 분야.스티븐 호킹의.시간의 역사'(삼성출판사刊),스티븐 제이 굴드의.뇌룡(雷龍)만세',프랑크 티플러의 .불멸의 물리학'은 서구에서는 이미 전 분야를 통틀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자연과학의 새로운발견을 통해 우주.자연.사회.인간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80년대말부터 과학사상연구회(회장 김용준)를 중심으로 이같은 작업이 이뤄졌으며,이들의 시도는 계간.과학사상'(범양사刊)을 통해 알려졌다.최근에는 한국철학사상연구회(회장 이정호)를 비롯한 철학연구자 사이에서 과학과 철학을 연결하는 과학철학이 관심 연구분야로 대두되고 있다.이런 흐름은 이만갑(전 서울대)교수의 생물학에 기초한 사회학 연구,도정일(경희대)교수의 생물학을 통한 인간학 연구등 사회학.문학등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또하나 올해 학계가 가장 주목하는 주제는 민주화다.한국 민주화와 사회발전의 중대한 계기라는 점에서 6.10민주화운동 10주년을 맞아 학계에서는 이를 조명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일 예정이다.우선 우리나라 최대 학회라 할 한국정치학 회(회장 최상룡)와 한국사회학회(회장 한만제)는.한국민주화 10년 평가와전망'이라는 주제의 공동학술행사를 6월초 갖는 것을 목표로 한창 준비중이다.또 분야별 소장.중견학자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20여개 학회 연합체인 학술단체협의회( 회장 박진도)도 6월 중순 학술행사를 목표로 세부발표내용을 준비중이다.한국언론학회(회장 김정기)도 유사한 주제로 한국사회학회와 공동 학술행사를 준비중이다.
이밖에도 한국의 역사적 경험과 해외에서의 민주화연구 성과를 접목하려는 학술행사도 열린다.한국사회과학연구소(소장 정윤형)는2월14~15일.민주화 이행에 있는 남한:정치경제와 시민사회'라는 주제로 미국 남가주대 한국학연구소(소장 김 남길)와 공동심포지엄을 열 예정.
6.10민주화운동 10주년을 계기로 학계에서 뒤늦게나마 당시의 민주화운동을 역사적으로 평가하고 그 경험을 일반화한 근대화.민주화 이론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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