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탄압” 항의 단식투쟁 천수이볜 5일 만에 병원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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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국가 기밀 비용 유용 등의 혐의로 대만 역대 총통 중 처음 구속된 뒤 단식투쟁을 해온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이 단식 5일 만에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TVBS 등 대만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천 전 총통은 이날 저녁 타이베이 외곽의 투청(土城) 교도소에서 구급차에 실려 차로 10여 분 거리인 판챠오시 극동기념병원으로 옮겨졌다.

천 전 총통은 12일 투청 교도소에 구속된 직후부터 “마잉주 정권의 정치탄압에 항의한다”면서 물을 제외한 음식물 일체를 거부해 왔다. 투청 교도소 관리 리다주(李大竹)는 “천 전 총통은 단식으로 인해 혈압과 맥박, 체온이 많이 떨어졌으며 구토 증상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천 전 총통의 단식은 검찰 수사가 가족으로 확대된 가운데, 22일 타이베이에서 열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야권과 독립파를 결집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천 전 총통의 지지자들은 이날 교도소 주변에서 “천수이볜 무죄” 구호를 외치며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천 전 총통의 변호사 정원룽(鄭文龍)은 “천 전 총통은 항고를 포기한다고 밝혔지만 변호인으로서 당사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음 주 초에 항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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