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천사’ 20대 여성 연예인은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붉은색 ‘사랑의 열매’ 배지로 상징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7일 한 20대 여자 탤런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공동모금회에 개인 자격으로 가장 많은 기부를 한 사람이었다. 그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낸 기부금은 모두 8억5000만원이었다.

모금회 측은 그에게 이름을 밝힐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탤런트 측은 “그렇게 (외부에) 알리기 위해 (기부)하는 것이 아니다”며 한사코 이름을 밝히길 거부했다. 이 탤런트 측은 “앞으로 기부를 열심히 할 테니 홍보나 이미지를 위해 (기부)하는 것처럼 비치지 않게 해 달라”고 신신당부하고 전화를 끊었다.

국내에서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탤런트는 예전에 기부를 한 뒤 인터넷 ‘악플’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기부를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착한 척하느냐” “그렇게 잘났느냐”는 악플이 수도 없이 올라왔으며 이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그 후 그는 기부를 하더라도 다시는 외부에 알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모금회 관계자는 “그의 기부 형태는 광고 모델료 등을 받았을 때 5000만~1억원가량의 거액을 내놓는 식”이라며 “기부를 많이 하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나누면서 살라는 집안 교육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 탤런트에 이어 개인 최다 기부액 2위는 6억5000만원을 기부한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코치 홍명보가 차지했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4억6905만원), 최신원 SKC 회장(3억1275만원), 이기태 삼성전자 부회장(3억원), 고(故) 하원대 한송재단 이사장(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의 경우 삼성이 1872억원을 기부해 최고액을 기록했으며 현대·기아차 544억원, SK 505억원, LG 467억원, 국민은행 450억원 순이었다.

1998년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설립된 모금회는 10년간 1조4152억원의 성금을 모았다. 이 가운데 1조2709억원을 빈곤층과 장애인의 부식비, 의료비, 교육비, 월동난방비, 주택 수리비, 장비 지원 등에 썼다.

개인 기부는 1999년 162억원에서 지난해 868억원으로 5.4배 늘어났고 기업 기부도 99년 51억원에서 지난해 1806억원으로 증가했다. 모금회 관계자는 “개인과 기업 기부의 급증은 나눔문화의 확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증가, 개인과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개발 등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J-HOT]
▶37년 이어진 '판문점 핫라인' 끊겼다

▶한국 농촌서 이런 일이…외국인이 보고 놀라

▶美대사 "또래 젊은 여성 朴, 퍼스트레이디 잘해 깜짝"

▶알아주던 혼혈 싸움꾼이 한국 축구 유망주로

▶지식인이 한물 간 여배우의 '기둥서방'처럼 건들거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