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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의 청정 자연환경을 팝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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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주말인 8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북한강 자라섬. 가평읍에서 다리를 건너 도착한 섬 안 캠핑장에는 강가를 따라 캐러밴과 모빌홈이 즐비하다. 7월 25일∼8월 4일 ‘가평 세계캠핑캐라바닝 대회’가 열렸던 곳이다. 강가 잔디밭에선 가족들이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차량을 세워 둔 채 텐트를 치고 밤샘준비를 하는 가족과 연인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가평군은 올 6월 220억원을 들여 28만3000㎡ 규모의 자라섬 캠핑장에 캐러밴 사이트 105곳과 오토캠핑 사이트 191곳을 설치했다. 김진희 군정홍보담당은 “자라섬 오토캠핑장의 경우 개장한 지 2개월여밖에 안 됐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의 경우 연말까지 예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가평 8경’ 중의 하나로 꼽히는 호명산 정상의 인공저수지 호명 호수(左). 8일 자라섬 오토 캠핑장에 놀러온 가족들이 배드민턴을 치며 놀고 있다(右). [가평군 제공]


수도권 내 대표적 낙후 지역 가평군이 ‘에코피아-가평’이란 브랜드를 내걸고 ‘녹색 관광 휴양도시’로 활로를 찾고 있다. ‘에코피아’는 환경·생태·경제를 중복 의미하는 에코(Eco)와 낙원이란 뜻의 유토피아를 합성한 말이다.

이진용 군수는 “가평군이 자랑하는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이를 생태·관광·체험·휴양·교육·문화 분야 등으로 특화 개발해 지역발전과 주민소득 증대를 꾀하려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가평군의 ‘생태·환경’ 발전 전략은 겹겹으로 둘러쳐진 규제와 관련이 깊다. 가평군은 환경정책기본법·한강수계법·수도권정비계획법·군사시설보호법 등 4중 규제로 묶여 있는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이런 규제 때문에 가평군의 면적은 843㎢로 경기도 내 31개 시·군 중 양평군에 이어 둘째로 넓지만 인구는 5만5000여 명으로 연천군에 이어 둘째로 적다. 하지만 ‘이 덕분에’ 자연 환경은 수도권 지역 중 가장 잘 보존돼 있다. 이런 지역 환경을 역이용해 ‘녹색 친환경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 가평의 전략이다.

가평군은 자라섬~경춘선 달전리 신역사 주변~남이섬으로 이어지는 삼각벨트를 관광자원화하는 ‘북한강 르네상스’ 사업에 총력을 쏟고 있다. 국제적 캠핑 명소로 자리 잡은 자라섬, 경춘선 복선전철역사(2010년 개통), 연간 16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남이섬을 연계하면 훌륭한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2012년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국·도·군비 1360억원이 투입된다. 현재 30억원을 들여 시가화 조성을 위한 용역을 발주 중이다.

역세권 주변에 친환경 주거단지와 문화체험장을 만들고 자라섬과 남이섬을 잇는 산책로와 뱃길도 만들 예정이다. 하루 놀러 왔다 가는 지역이 아니라 며칠을 묵으면서 가평의 자연 환경을 즐기는 체류형 관광지로 바꾼다는 계획인 것이다.

자라섬을 북한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가꾸기 위해 내년까지 204억원을 들여 연꽃습지원·자생초화원·수생원·갈대원을 조성한다. 2004년 시작돼 매년 가을 열리는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 행사도 가평의 자랑이다.

이진용 군수는 “‘에코피아-가평’ 사업이 2016년 완료되면 지난해 170만 명이던 연간 관광객 수가 4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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