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영화>EBS.쉘부르의 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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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96년 마지막 주말.EBS 세계의 명화(오후2시)는 추억의 뮤지컬.쉘부르의 우산'을 준비한다.프랑스의 영원한 연인(戀人)카트린 드뇌브의 깜찍함에 세계의 젊은이들이 가슴 졸였던 바로 그영화. 비내리는 거리를 온갖 빛깔의 우산들이 뒤뚱뒤뚱 걸어가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모든 대사가 노래로 표현된다는 점이 가위 혁명적이다.
심지어.Oui(영어로 Yes)'라는 단어조차 음정을 가질 정도. 뮤지컬 하면 할리우드를 떠올리게 되지만.쉘부르…'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무대장치등은 완벽하게 프랑스적이란 점에서 각별한영화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런 참신한 시도의 성공은 음악감독이면서 작사.작곡.편곡까지혼자 도맡았던 미셸 르그랑과 감독인 자크 드미와의 호흡이 일치했기에 가능했다.여기에 색채 디자인의 우아한 아름다움과 장 라비에의 촬영도 한몫했다.하지만 그당시 평론가들은 이런 시도를.
매우 우스꽝스럽다'고 혹평했다고 하니 요즘 영화에 대해서도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일부 평론가들의 말에 너무 현혹될필요는 없을 듯.
주제가.Ne Quite Pas(떠나지 말아요)'와 함께 영화전편에 흐르는 맑고 투명한 선율이 아름답다.64년 제17회 칸영화제 그랑프리와 세자르영화제 대상 수상작.원제 .Les Parapluies de Cherbourg.' <박 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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