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열린 마당

광릉수목원 휴일도 열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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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국립수목원은 국립이란 말이 무색하게도 국민이 아무 때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모양이다. 얼마 전 자연학습 삼아 초.중학생인 아이들을 광릉국립수목원에 데리고 가려고 인터넷으로 사전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방문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수목원의 훼손을 막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하루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며,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평일에만 개장하고 주말과 각종 공휴일엔 개장하지 않는다는 수목원의 방침 때문이었다.

하루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사전 예약제를 실시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마구잡이로 사람들이 찾아가 소중한 국민의 자산이 훼손되는 걸 나 역시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력에 빨간 날짜로 표시된 모든 공휴일에 개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등 다른 공공시설은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주말과 공휴일엔 문을 열고 대신 일주일 중 평일 하루를 택해 휴무한다. 평일에만 문을 여는 국립수목원은 도대체 누구더러 찾아오라는 것인가.

김기성.인천시 계양구 병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