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소비심리학>진열대 끝자리는 로비 공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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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백화점.슈퍼에서는 매장 진열대의 양쪽 끝머리 판매대를.황금알을 낳는 공간'이라고 말한다.그렇다면 소비자들은 매장 양끝머리에 쌓아둔 상품을 안쪽에다 진열해둔 것보다 얼마나 더 많이 구입하고 있다는 얘기일까.
본지 시장조사팀은 지난 15일(오전10시30분~오후7시30분) 9시간동안 갤러리아 잠실점에서 동원식품 참치통조림을 매장 안쪽과 끝머리 두군데에 각각 3백개씩 진열해 놓고 판매해봤다.
이 참치통조림은 단일품목 매출 1위로 다른 제품과 상호관여도가 높지 않은데다 고객이 진열된 상태에서 스스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여 선정했다.
이날 실험결과 매장 끝머리 진열대에서는 모두 52명의 고객이총 1백80개를 구입해 갔으나,안쪽에서는 겨우 7명이 12개의제품을 사갔다.
고객수로 보면 끝머리와 안쪽은 88대 12의 비율을 보이지만판매량으로 따진다면 격차가 훨씬 더 벌어져 무려 94대6의 차이가 난다.바꿔말하면 한 매장에서 총 1백개의 참치통조림을 팔았다면 끝머리 진열대에서 94개를 팔때 안쪽에서 는 불과 6개만을 파는데 그친다는 얘기다.
장보러 나온 소비자들은 무의식적이지만 그만큼 안쪽으로 안들어가고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사는 경향이 있는 셈이다.갤러리아 가공식품판매담당인 이대기씨는“유통업계에서는 보통 끝머리와 안쪽판매대의 매출비중을 9대1로 보고 있다”며“이렇다 보니 특히 세일기간중에는 제조업체들이 이 황금공간을 차지하려고 치열한 로비전까지 벌인다”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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