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개.증거물 제시등 다양-고봉등정 확인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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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올해도 국내의 많은 산악인들이 해외원정에 나섰으며 그중 70%이상이 정상을 밟았다.고봉에 오른 산악인은 자신의 등정을 어떻게 증명할까.
정상을 정복한 산악인은 베이스캠프로 내려와 파견나온 네팔 관광부 정부연락관에게 정상주변 지형에 대해 설명한다.그리고 자신이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증거물로 제시한다.이 경우 사진이 선명해 정상임을 확인할 수 있으면 등정이 인정된다.
정상등정을 확인하는 방법은 사진공개.목격자의 증언.증거물 제시등 세가지가 있다.그중 목격자 증언은 돈을 주고 셰르파를 매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장 모호한 방법이다.국내에서도 미등정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몇건의 원정이 아직도 의혹을 풀지 못한채 남아있다.
지난해 12월 대한산악연맹 소속 홍경표씨의 양심선언은 미등정의혹과 관련된 대표적 사건이다.89년 초오유(8천2백1)원정에나섰던 대한산악연맹 대구.경북연맹원정대는 등정에 성공했다고 주장해 다음해 정부로부터 포상까지 받았다.그러나 원정대의 일원으로 참여했던 홍씨는.정상정복에 실패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그런가 하면 82년 마칼루(8천4백63)를 등정한 허영호(42)씨는 폴란드의 예지 쿠쿠츠카가 정상에 묻었던 무당벌레 마스코트를 갖고 내려와 쿠쿠츠카의 등정을 확인해줬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등정도 입증할 수 있었다.
세계 산악계는 81년 가을 서북릉으로 오른 쿠쿠츠카의 안나푸르나 등정을 인정해주지 않았었다.그러나 허영호의 증거물 제시로라인홀트 메스너(오스트리아)에 이어 87년 세계 두번째로 8천급 14개봉 완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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