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북한 사설

개성공단으로 누가 더 혜택을 보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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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인식이 어설프기 짝이 없다. 북한은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對北) 전단 살포를 이유로 한 달 넘게 ‘폐쇄 협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북한군 고위 당국자가 이곳을 전격 방문, “(남측 기업이)철수하는 데 얼마나 걸리냐”는 등의 위협 발언을 했다. 남측이 개성공단 조업 중지에는 겁을 먹을 것으로 보고 다각도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개성공단은 남북 공존의 상징이다. 남쪽은 자본과 기술을, 북쪽은 노동력을 각각 제공해 협력을 통한 상생을 추구하기로 약속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현재 80여 개 기업에서 북측 근로자 3만3000여 명이 일을 하고 있다. 평균 가족 수를 4명으로 할 때 13만여 명이 개성공단 덕분에 이전보다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달러 확보나 주민들 생계 차원에서 개성공단은 북한 당국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남쪽도 사양산업의 돌파구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성공단은 장차 발전시킬 남북 협력의 파일럿 프로젝트다. 남북이 통일 전 단계로 키워 나가야 할 공동사업이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돼 북한이 본격적인 경제 개발을 할 경우라도 개성공단식 발전 모델이 주(主)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남측이 곤혹스러워질 것이란 점에만 집착, ‘폐쇄 위협’을 하고 있다. 실제 누가 더 손해를 볼 것인가 다시 계산을 해보라. 자기 주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나 국제적인 이미지는 아랑곳하지 않으니 정말 소아병적이다. 북측이 불편해하는 전단 살포 문제도 큰 눈으로 해결해야 한다. 전단을 살포한다고 북한이 망하지 않는다. 민간단체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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