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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봅시다>자민련 기습脫黨 최각규 강원도지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9일 자민련 전격 탈당선언을 한 최각규(崔珏圭)강원지사는 20일 오후 내내 집무실을 비우고 없었다.자민련 중앙당 관계자,청년당원 3백여명이 서울에서 몰려와 항의방문한다는 소식때문에그런 듯했다.
崔지사는 이날 강영훈(姜英勳)적십자사총재등과 점심식사를 같이한 후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의리와 신의만 생각해서는도정(道政)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탈당심경을 담담히 털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탈당배경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다.진짜 이유가 뭐냐.
“지사가 임명직 자리라면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지금 지사는 민선 아니냐.도민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이제까지는 그런대로 잘 버텨왔지만 대선을 앞두고 여야대결이 치열해지면강원도의 현안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안할 수 없었다.” -자민련에서는 崔지사가 최근 청와대에 자주 출입했다는 이야기가 도는데. “그런 사실이 없다.청와대는 공식회의때 말고는 간 적이 없다.” -일각에서 민주계 인사,특히 최형우(崔炯佑)신한국당 고문과의 접촉설도 있는데.
“지난달 춘천시 어린이회관 전자공원설립행사때 정보화추진위원장자격으로 온 崔고문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 적은 있다.그러나 참석자들이 같이 한 자리였지 별도의 밀담같은 것은 없었다.그리고지난달 도내 장애인대회에 崔고문이 참석해 같이 식장에서 만난 적은 있다.” -무소속으로 계속 남을 것이냐.
“현재 위치가 이런데…,정치인으로선 실패한 사람아니냐.” -김종필(金鍾泌)총재와 상의안한 이유는.
“몇번 하려 했으나 얘기하면 이런 결심을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 -이번 정기국회에서 강원도 지역예산이 유난히 많이 배정된 것을 두고 여권의 당근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아니다.강원도 예산 증액부분은 무장공비피해로 인한 부분이 대부분이다.우리 요구대로 되지도 않았다.또 다른 숙원사업부분도신한국당 의원들(강원도 지역구)이 열심히 뛰고 한승수(韓昇洙)경제부총리의 지역구가 춘천인 점도 영향있지 않았겠 느냐.” -폐광지역의 카지노단지 조성과 관련한 검찰 내사설이나 돈 문제로발목잡힌 것 아니냐는 야권내 시각도 있는데.
“검찰내부사정은 모르겠지만 나는 모르는 사실이다.내가 그런 일에 걸려있다는 사실은 들어보지도 못한 사실이다.” (정문교비서실장은“카지노사업은 아직 사업계획조차 수립돼 있지 않고 최종결정권자가 문체부.통산부 또는 강원도가 될지 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지사에게 로비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최종 결심은 언제했는가.
“최근 한달정도 생각했다.그러나 뚜렷이 언제라고 할 수 없는것이 아침.저녁으로 생각이 바뀌곤 했다.최종결심은 바로 얼마전이다.” -신한국당 인사나 여권과의 접촉이 전혀 없었나.
“전혀 없었다.다만 예산.산불.수해.공비침투등 도정과 관련해접촉한 적은 상당히 있다.그러나 그런 것들이 나의 결심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金총재나 김용환(金龍煥)사무총장에 대한 반감은 있나.
“아니다.총재나 金총장에게 정말 죄송하다.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金총장과의 불화설도 언론이 만들어낸 이야기다.” 崔지사는인터뷰를 마치며“이렇게 크게 다뤄질 줄 몰랐다”며“뭐가 그렇게불만이 쌓였던 거냐”는 질문에는“있더라도 (지금은) 말못한다.
짐작하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춘천=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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