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2.12 5.18 항소심 재판 권성 부장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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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2.12및 5.18사건 항소심 재판장을 맡았던 서울고법 형사1부 권성(權誠.사진)부장판사는 선고공판 이틀이 지난 18일기자들과 처음 만나“단지 하나의 재판이 끝난 것일 뿐”이라고 담담한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에 대해 무기로 감형하는 결정은 언제,어떻게 했나.
“감형 결정이 언제였는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사람 마음이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양형은 가능한한낮춰주려고 했다.그러나 주영복(周永福)피고인은 이미 1심에서 작량감경으로 최하한의 형을 선고해 더이상 내려줄 수 없었다.”-판결문에 한자성어가 많이 사용돼 눈길을 끌었는데….
“판결문 내용이 방대해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 말을 아끼기 위해 한자의 압축성과 상징성을 이용하려고 한 것이다.그러나 그것이 판결문을 좀 어렵게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성공한 쿠데타를 처벌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기까지의 과정을 밝혀달라.
“쿠데타는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의 권력승계 형식으로 무수히나타난 현상인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자료가 없다.그래서 영.미 논문들을 뒤지다보니 가나.몰타.파키스탄등의 쿠데타 재판 관련 논문들이 많이 나와 참조했다.” -87년 6.29를 내란의 종료시기로 판단함으로써 당시 이뤄진 국가경영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많다.
“기본원칙으로 나눠 보아야 한다.선량한 정부라도 그렇게 했을것이라고 판단되는 국사행위는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이순자(李順子)씨 회고록이 재판부에 제출됐다는 얘기가 있는데사실인가.
“전혀 제출받은바 없으며 비슷한 자료도 보지 못했다.필요하다면 증거목록도 보여줄 수 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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