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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항전지 용인 처인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우리 역사는 크고 작은 외적의 침략과 그에 대한 항전으로 점철돼 있다.삼국시대까지는 중국의 한(漢).수(隋).당(唐)나라가 차례로 침략해왔다.고려시대에는 몽고란,조선시대에는 임진란을겪었다. 13세기초 아시아와 유럽에 제국을 건설한 몽고는 사신저고여(著古與) 피살사건을 빌미로 고려를 침략한다.저고여는 고려 고종11년(1224년) 공물을 받으러왔다 이듬해 귀국길에 올랐다.그는 함신주(咸新州.지금의 의주)를 거쳐 압록강 변을 지나다 피살당했다.이에 몽고는 고종18년(1231년) 고려를 침략했으며 그후 여섯차례에 걸쳐 한반도를 짓밟았다.
이때마다 고려인은 외적의 침입을 막고 민족과 자신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항쟁했다.그중 강화천도와 배중손(裵仲孫.?~1271년)이 일으킨.삼별초의 난'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몽(對蒙)항전이다.
처인대첩(處仁大捷.1232년)은 일반인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여섯차례에 걸친 여.몽전쟁중 고려가 거둔 큰 승리중 하나로사학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특히 이 전투에서 승려였던 김윤후(金允侯)는 적장 살리타(撒禮塔)를 활로 쏴 죽여 몽고의 제2차침략을 무산시켰다.몽고의 2차침략은 고려조정이 왕실을 보호하기위해 고종19년(1232년) 수도를 강화도로 천도하면서 발발됐다.몽고는 살리타를 사령관으로 수십만 대군을 파병했다.몽고군은개경(開京)을 거쳐 남강(한강 )을 건넜고 수주(水州.수원)를지나 중원경(中原京)으로 가는 길목인 처인성(處仁城)에 다다랐다. 당시 처인성(경기도용인시남사면아곡리)은 군량미 보급기지로성곽 둘레가 4백25에 불과한 자그마한 토성(5천8백20평)이었다.성내에는 4백~5백명의 의병이 지키고 있었고 식수원도 부족해 열흘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안좋았다.
1232년 12월16일 10만명의 정예병력을 앞세운 살리타는자그마한 처인성을 빨리 함락시키지 못하자 직접 선두에 나서 군사들을 독려했다.이때 승장(僧將) 김윤후는 철궁에 화살을 장전해 시위를 당겼다.살리타는 일직선으로 날아간 화 살에 맞아 땅으로 떨어져 비명횡사했으며 이에 당황한 몽고군은 살리타의 시신을 거두어 퇴군했다.살리타가 죽은 처인성 북쪽 벌판을 이곳 사람들은 지금도.사장(死將.처인성 안내판에는 謝將으로 기록)터'라 부르고 있다.처인성은 지난 77년 경기사적 제44호로 지정됐다.그해 남서쪽 성곽 1백20여를 복원했으며 80년 동남북방면의 성곽 2백5를 새로 쌓았다.처인성은.대첩기념비'와.안내판'이 없다면 자그마한 언덕으로 간주될 정도로 볼품이 없다.켜켜이 쌓인 낙엽위로 곧게 뻗어있는 수백그루의 참나무만이 역사의 현장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처인성에서 30분거리에는.한국의 카타콤바(지하 공동묘지)'라 불리는 미리내성지(경기도안성군양성면미산1리.0334-74-1256)가 있다.이곳은 한국 최초의 신부 김대건 (金大建)의 유택이 있어 매년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성지순례를 한다.
성지내에는▶성모 칠고길▶겟세마네 동산▶성모 통고의 집▶무명 순교자 묘▶예수부활상을 설치한 십자가의 길▶김대건신부의 유택인경당▶무궁화 성심성모상▶한국 순교자 1백3위 시성 기념성전이 있다. 미리내성지에서 30분쯤 더 가면 세계 최대의 청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을 봉안한 와우정사(경기도용인시용인읍해곡리)가 나타난다.와우정사에 봉안된 세계 최대의 와불(臥佛)은 인도에서 들여온 길이 12,직경 3되는 향나무로 만들어졌다.
이밖에 청동 48으로 조성한 5존불상(석가모니.아미타불.비로자나불.대세지보살.관세음보살)이 있다.높이 4.일본이 자랑하는나라(奈良)의 아소카대불보다 1 높다.
◇가는 길=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용인인터체인지로 들어선 뒤 평택으로 연결되는 45번 국도를 이용한다.송전삼거리에서우회전해 오산방향으로 약 2.5㎞ 달리면 남곡영업소가 나온다.
영업소를 끼고 오른편 자그마한 길로 1㎞ 더 가 면 왼편에 처인성이 있다.송전삼거리로 다시 돌아나와 평택방향으로 15.6㎞가면 삼거리.고삼으로 이어지는 302번 지방도로를 따라 7㎞쯤더 들어가면 미리내성지다.
와우정사를 가려면 미리내성지에서 돌아나와 392번 지방도를 따라 원삼삼거리까지 간 후 용인방향으로 6㎞정도 달리면 된다.
〈용인=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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