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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特需 실종-시장.백화점 판매줄고 식당 썰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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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연말경기가 실종됐다.시중경기를 가장 잘 반영한다는 백화점과 재래시장은 연말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만큼 썰렁하다.또 경기에 예민한 가전제품류와 의류.한약등의 판매실적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경기침체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데다 명예퇴직과 감원등 기업의 감량경영 바람으로 사회분위기까지 움츠러들고 있다.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들은 매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송년 세일'(4~8일)을 실시했으나 실적은 당초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
신세계의 경우 8백44억원을 목표로 했으나 실적은 7백59억원에 그치는등 대부분의 백화점이 매출부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대문과 동대문시장의 의류상가는 연말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위축된 사회분위기에 따른 연말모임 자제로 대형 음식점과 호텔등 외식업소의 예약도 크게 줄어들었다.
어느 대기업의 한 부서는 부원들의 송 년모임을 자장면 한그릇으로 대신했다.거리에서 캐럴을 듣기 어려워지면서 음반판매도 뚝 떨어졌다.
◇백화점=송년세일이 부진할 정도로 크게 위축됐다.올해의 예상매출성장률은 10%선.외형상으로도 지난해의 20.6%에 비해 절반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게다가 블루힐이나 LG백화점등 대형점 개점을 감안하면 점포별 신장률은 10%대 이 하 한단위로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다 물가와 경비상승등을 감안하면제자리걸음을 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재래시장=불경기가 오면 가계에서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품목이 의류다.이때문에 숙녀복 중심 남.동대문시장의 타격이 심하다.통상 연말이면 도매상가 1개 점포당 하루 3백만~4백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요즘은 2백만원 넘기기가 힘든 실정이다.
◇가전=국내 최대 전자시장인 용산전자상가의 매출액은 올해 지난해의 3분의 2수준으로 떨어졌다.시장내 A양판점은 지난해 11월 TV를 9백3대 팔았으나 올해 같은기간에는 6백50대(71.9%),VCR는 4백25대에서 3백64대(85 .6%),세탁기는 3백91대에서 2백70대(69.1%)로 감소했다.
◇한약=서울용담동의 K한의원은 이달 예상매출액이 1천만원대로지난해보다 절반정도 줄 것같다고 말한다.평소 월매출액이 1천5백만원대,연말은 2천만원대까지 올랐으나 올해는 연말특수는커녕 평소 매출액보다 30%이상 줄 것같다는 것이다.
◇외식=외식업분야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로 음식점별로 30~50%정도 손님이 줄었다.서울서초동에서 음식점 춘하추동을 운영하는 백가영씨는“올 연말 예약손님은 지난해의 70% 수준”이라며“지난해에는 아르바이트직원을 4명 고용해 연말 대 목을 넘겼으나 올해는 종업원으로도 충분히 해나갈 정도”라고 말했다.
전주중앙회관(서울북창동)을 운영하는 남궁성씨는“올해 예약손님은 지난해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해 강남지역 음식점보다 한파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반=강남역 지하상가 FM레코드 임재원사장은“올해 캐럴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50% 줄었다.연말이면 캐럴 대목을 보는데 캐럴이 거의 안팔려 무슨 곡을 틀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제2부.유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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