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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성치매 主因은 고혈압-혈압조절 잘하면 예방.치료 가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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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치매는 원인이 한가지인 단일 질환이 아니다.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대뇌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해지는 일련의 임상증후군이다.
치매에 걸리면 기억력.언어능력.추상력.공간감각등 인지(認知)능력이 떨어지고.사람이 변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감정에 이상이 오면서 성격도 변하고 일상적인 행동에도 장애가 온다.
유병률은 65세 이상 노인의 5%정도.이후 나이가 들면서 해마다 1%정도씩 증가해 80세에 이르면 15~20%선.따라서 현대의학의 발달에 따른 노인인구 증가로 치매환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서양에서는 전 미국대통령로널드 레이건이 걸린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환자의 절반을 넘는데반해 우리나라에서는 뇌혈관 장애로 오는.혈관성 치매'환자가 가장 많다.다행한 것은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예방 과 치료가 거의불가능한데 반해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질환을 예방함으로써 어느정도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혈관성 치매는 대뇌혈관이 손상되면서주변의 대뇌가 피해를 당해 각종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병으로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고혈압을 들 수 있다.그외 심장질환.당뇨병.고지혈증등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세계적인 의학권위지인 랜싯에는.고혈압과 치매 발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스웨덴 예테보리 잘그렌스카병원 임상신경학 잉그마르 스콕 박사팀의 연구논문이 실려 주목을 끈다.
70세 노인 3백72명을 대상으로 15년간 추적조사 결과 70세때 고혈압이 있었던 노인들에게서 그렇지 않았던 노인에 비해치매 발생률이 현저하게 높았다는 것이다.
스콕박사는 고혈압이 대뇌백질(白質)에 병변을 일으키고 이 백질병변때 문에 대뇌조직의 신경세포간 연결 통로가 차단돼 치매가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혈관성 치매가 고혈압으로 인해 미세한 작은 뇌혈관 손상이 수없이 반복됨으로써 초래되는 것이므로 치매 증상 초기에 혈압조절을 잘하면 더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론을재확인한 것이다.
삼성의료원 신경과 나덕렬(羅悳烈)박사는“치매의 조기진단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도 이처럼.예방.치료가 가능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데 있다”며“가장 안타까운 일은 노인이 치매증상으로 인해 점차 기억력이 떨어지는데도.늙으면 당연히 기억력이 떨어지겠지…'라고 간과해 조기진단및 치료기회를 놓치는 경우”라고 밝혔다.혈관성 치매 이외에 치료 가능한 치매로는 머리에외상을 입거나 감염.종양.알콜.갑상선 질환등의 원인으로 인해 2차적으로 대뇌손상을 입어 치매가 생기는 2차성치매.전체 치매환자중 20%정도인데 물론 이같은 2차성치매도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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