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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1 … 친환경·제약주 웃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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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미국 44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4일)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당장 흥행 성적은 신통치 않다. 발등에 떨어진 금융위기 해법을 찾는 게 더 급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국은 최강대국이다. 경제 권력도 여전하다. 그런 권력을 누가 쥐게 되느냐는 당연히 국내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기업 실적에 따라 주가도 좌우되는 만큼 주식시장의 투자자들도 선거 결과를 주목해 봐야 하는 이유다.

◆주식은 민주당을 좋아해=대우증권에 따르면 과거 30년 동안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미국 다우지수가 연평균 13.97%, 공화당이 집권했을 경우엔 연평균 8.4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이 대공황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권 교체 사례를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민주당 집권 시절의 주가 오름 폭이 공화당 때보다 훨씬 컸다. 공교롭게도 공화당으로 정권이 교체되면 임기 중반부터 경기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와 달리 민주당이 권력을 잡았을 때는 임기 초 경기 부진을 극복하고 중후반까지 경제가 괜찮았다. 업종별로는 민주당 집권 시기엔 조선·철강·기계 등 산업재가 강세를 보였다. 공화당 시절엔 정유·가스 등 유틸리티산업이 강세를 나타냈다.


◆그린·헬스케어가 공통 분모=그린에너지 산업의 육성과 건강보험 개혁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 간에 이견이 거의 없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규제하고 건강보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 후보 모두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쪽으로 경제 시스템을 재편, 그린에너지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청정 에너지로 부각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추가 건립도 강조한다. 운송 수단의 친환경화와 관련, 연료 효율성이 높은 소형차 및 하이브리드카의 생산도 권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윤지호 투자전략팀장은 “풍력·태양광·원자력 관련주, 2차전지, 하이브리드카 관련주 등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건강보험 개혁도 주요 관심사다. 두 후보는 저소득층이 보험의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약 값 인하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제너릭(복제약) 의약품 사용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제너릭 의약품 생산에 강점이 있는 국내 제약사의 수혜가 예상된다.

◆통상은 매케인, 대북은 오바마=통상 정책만 놓고 보면 현재 열세에 있는 매케인 후보의 당선이 한국에 유리하다. 그는 자유무역을 지지하며 자유무역협정(FTA)의 확대에 열의를 보인다. 이와 달리 오바마 후보는 보호무역을 선호한다. 한·미 FTA 비준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한국에선 미국차가 많이 안 팔리는데 미국에서는 한국차가 넘쳐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우증권 임태근 연구원은 “보호무역을 옹호하는 오바마 집권 시 국내 자동차·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도 엇걸린다. 이 경우 민주당의 집권이 유리하다. 오바마 후보는 북한과의 상호 포괄적인 협력을 추구한다. 남북 경협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반대로 공화당이 집권하면 북·미, 나아가 남북관계가 경색될 우려가 크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돼 국내 증시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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