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소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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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호 10면

『상실의 상속』
키란 데사이 지음
김석희 옮김
이레 펴냄

히말라야의 작은 도시 칼림퐁에 사는 은퇴한 판사 제무바이, 요리사, 십대 소녀 지안, 그리고 요리사인 아버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뉴욕 할렘가의 싸구려 일자리를 전전하는 처지의 비주의 이야기. 식민지 시대 이후 세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남은 것은 “하루는 신품이었지만 이튿날은 완전히 망가져 버리는 … 가장 비열한 형태”의 현대성에 대한 약속뿐이다. 2006년도 부커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소설 부문 수상작이다. “해외의 인도인들에게 일어난 일은 끔찍했지만, 해외에 있는 인도인들을 제하고는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 그것은 쥐처럼 더러운 비밀이었다.”

『머니』
마틴 에이미스 지음
김현우 옮김
민음사 펴냄

샐먼 루시디, 이언 매큐언, 줄리언 반스와 함께 거론되는 ‘영국 문단의 록 스타’ 마틴 에이미스의 작품이 국내 처음 번역됐다. 2006년 ‘타임’ 선정 100대 영문 소설이기도 한 이 소설은 한 CF 감독이 비행기에서 우연히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를 만나 첫 장편영화를 찍기 위해 뉴욕과 런던을 오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결국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술과 약, 포르노와 섹스에 빠져 지내는 것뿐이다. 늘 의식이 흐릿한 그의 머릿속을 유일하게 채우는 것은 돈에 대한 생각들이다. 어쩌다 의식이 들 무렵 그를 엄습해 오는 것은 두려움과 부끄러움이지만 그는 “우는 연습”조차 되어 있지 않다.

권기수 ‘Layer’ 展
11월 11일까지
갤러리 NoW

서울 관훈동 갤러리 NoW가 주목할 만한 작가들을 소개하고 발굴하는 ‘New&Now 後+ Project’에서 이번에 선정된 작가 권기수씨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동구리’ 시리즈로 알려진 권씨는 이번 전시에서 직관적인 감각, 우발적 발상 기법을 통해 탄생된 동구리의 감성적 시각과 함께 확장된 테크놀로지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상징적 표현 기법을 내적·외적 양식으로 해석하고 연구했다. 그중 동양 사상에 바탕을 둔 자유로움,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 즐기는 동구리의 여행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 보여준다. 사진은 ‘Golden river’. 문의 02-725-2930.

박일용 ‘꽃’ 展
11월 11일까지
인사갤러리

서울 관훈동 인사갤러리에서 풍경과 꽃의 작가로 알려진 박일용씨의 신작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집중한 꽃의 모습들을 이전의 양식에 오버랩시켰으되, 작가 특유의 강렬한 색상과 필치가 사라지고 아늑한 미명 속의 관조적 실내 풍경이 등장한다. 거의 부조에 가깝도록 두껍게 나이핑된 식물 패턴이나 꽃잎의 표현들에서 세련된 기교미와 더불어 오랜 유랑 끝의 평화가 느껴진다. 봄비에 젖은 촉촉한 진달래 군락, 담벼락 뒤에서 흔들리던 라일락 향기, 열대 야생 양귀비 밭의 화려한 색채에서 지난 계절들을 아름답게 돌아보게 된다. 사진은 ‘산수유’. 문의 02-735-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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