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국의 조던'을 기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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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살아있는 NBA의 신화 마이클 조던(시카고 불스)은 올해 2천5백만달러(약 2백5억원)라는 천문학적 액수의 연봉을 받았지만 그전까지는 최고액 연봉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그 이유는 스스로 고액 연봉을 사양해서다.
그는 90~91시즌부터 불스가 3연패를 이룩하는동안 샐러리캡에 묶인 구단이 유능한 선수들을 끌어모을 수 있도록 자신의 연봉을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았다.
자기 혼자만 고액 연봉을 받기보다 팀 승리와 타이틀.챔피언십반지가 더 가치있고 명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야구 신인지명이 끝난지 한달 가까워오는데도 월척급 신인들의 계약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서로 더 많이 받으려 눈치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단들은 이들에 대한 체계적 훈련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개인훈련으로 프로 입단에 대비한다지만 최근 수년간 연봉 줄다리기끝에 늦게 합류한 아마 대어들의 성적으로 볼때개인훈련의 효과는 아무래도 프로에서의 훈련보다 못하다.
프로야구에 미래를 걸었다면 하루라도 빨리 팀에 합류해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낫다.계약금을 다른 동료들보다 한푼이라도 더 받는 것이 우승으로 얻는 명예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이미.국내판 마이클 조던'이 될 자격이 없다.
해태 이종범은 92년12월 계약을 하면서 다른 구단 1차지명선수들보다 형편없이 적은 7천만원에 흔쾌히 도장을 찍었다.그때그의 첫마디는“다른 구단 1억원보다 기쁘다”였다.
93년 이종범이 이끄는 해태는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그는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가 됐다.돈보다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는 것,그것이 진정한 프로다.
이태일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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