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은회 분위기 변모-취업난 반영 취업시즌 이전에 치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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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학 사은회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사은회 개최 시기가 졸업식을 앞둔 2월 전후에서 최근에는 졸업시험을 막 치른 10월말~11월초로 앞당겨지고 있다.불황과 취업난을 반영,취업시즌 이전에 사은회를 끝내려하기 때문.내용도 간소해지고 아 예 사은회를치르지 않는 경우도 늘었다.
나주 동신대 물리학과 학생들은 지난 10월말 학교 인근 음식점에서 조촐한 사은회를 가졌다.11~12월의 취업시즌을 앞두고사은회를 일찍 치른 것이다.
이 학과뿐 아니라 호남대.조선대.순천대등 광주.전남지역 대학대부분 학과의 사은회가 11월말 이전에 마무리된다.
광주대 총대의원회 김현옥(金玄玉.25.무역4)군은 “1~2월에 하면 취업등 개인문제가 해결된 일부만 참여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앞당겨진 것으로 안다”며“결국 사제간의 정을 나누기보다 어차피 할 것 빨리 하자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선대 행정학과는 올해 사은회를 치르지 않기로 결정하고 대신돈을 모아 교수 선물과 자신들이 나눠 가질 기념품을 준비하기로했다. 선물 나눠주고 식사하러 호텔을 빌리는.형식적인 호화사은회'를 벗어나겠다는 시도지만 취업난등 어두운 분위기가 배경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주대 물리학과 소철호(蘇鐵鎬.39)교수는“취업난 때문인지 매년 사은회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며“교수로서 불만은 없지만 어려운 세태탓이라는 생각에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광주=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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