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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치마 두른 남자] "아빠 살림 엉터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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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껍데기 주부야!"

밖에서 놀던 준호가 들어와 냉장고를 뒤지며 말을 던진다. '뭔 소리냐'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내가 '껍데기 주부'인 이유를 설명한다.

"청년 실업자가 40만명인 이때, 주부가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어떻게 살림을 해? 컴퓨터는 쓰지도 않으면서 종일 켜놓고, 더운데 보일러 틀어놓고, 설거지는 우리만 시키고, 방 청소도 우리한테만 안 한다고 야단치고, 아빠는 하는 게 뭔데? 아들을 위해 먹을 것도 하나도 안 해놓고 그러니까 엉터리지? 내 말이 틀려? "

요즘 들어 아이들의 간식이나 반찬에 소홀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껍데기 주부'라고 불릴 정도는 아닌데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 "그래, 너 말 잘했다. 청년 실업자가 40만명인 이때 너는 종일 놀기만 하고 미래는 언제 준비할래? 설거지 한 달에 몇 번 할까말까 한데 뭘 그렇게 시켰다고 그래? 그리고 자기 방은 자기가 치워야지, 뭐가 잘못됐어? 실컷 먹고 나서는 꼭 딴소리야!"

그때까지 가만히 듣고만 있던 민해까지 거들었다.

"우리보고 텔레비전 보지 말고 공부하라고 하고선 아빠는 보고 싶은 것 실컷 보고, 인스턴트 식품 나쁘다고 하면서 아빠는 저녁 늦게 컵라면 먹잖아, 아빠는 친구들하고 순댓국 먹으면서 우리가 햄버거 사달라고 하면 나쁘다고 안 사 주잖아!"

숨돌릴 틈도 없이 딸아이의 불만 섞인 잔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맞아! 맞아! 냉장고에 우리가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도 하나 없는데 엄마한테 가계부 검사 좀 하라고 해야겠어. 누나 그렇지?" 평소에는 서로 사사건건 으르렁거리더니 '아빠가 껍데기 주부'라는 말에는 손바닥까지 서로 부딪치며 난리를 쳤다. 그러더니 아예 둘이서 침대에서 뛰며 놀려대기 시작했다. "아빠는 껍데기 주부래요! 우리 아빠는 엉터리래요~~~~~~"

먼지 난다는 잔소리에도 아랑곳없이 녀석들은 침대에서 인형을 던지며 뛰어논다. 한동안 침대 청소를 안 한 모양이다. 먼지가 많은 것을 보니….

차영회

*** 침대청소

- 준비도구 : 진공청소기, 진드기 제거제, 스타킹, 알코올, 빈 깡통, 물걸레, 마른 걸레, 면봉

1. 매트리스에는 집먼지 진드기가 많으므로 진드기 제거제를 골고루 뿌려준 다음, 두 시간 정도 지난 뒤에 진공청소기로 매트리스를 청소한다.

2. 약효를 너무 믿기보다 자주 창문을 열어 통풍을 시켜 습기를 없애 진드기가 살기 나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3. 가끔 진드기 제거제를 뿌린 후 매트리스를 그냥 사용하면 진드기 시체를 깔고 자는 것과 같으므로 꼭 청소를 해 줘야 한다.

4. 침대 보드와 발판 부분은 지나치기가 쉬운데 의외로 먼지가 많이 묻어 있다. 특히 조각된 부분에 먼지가 많은데, 면봉에 알코올을 묻혀 닦아내면 틈에 낀 먼지가 쉽게 닦인다.

5. 침대 바닥은 먼지가 뭉쳐 있으므로 청소기를 약간 세게 해 먼지를 빨아들이고 바닥을 물걸레로 닦는다.

6. 청소기가 들어가지 않는 구석은 헌 스타킹을 나무 젓가락에 감아 옷에 몇 번 문질러주면 스타킹에서 나는 정전기 때문에 먼지가 더욱 잘 묻어 나온다.

7. 매트리스는 한 달에 2 ~ 3회씩은 통풍을 시켜주어야 습기를 방지할 수 있다. 방법은, 분유통 4개를 준비해 네 귀퉁이에 분유통을 걸쳐놓은 상태에서 한나절만 두면 습기가 제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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