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우먼>국제교육원 이인숙 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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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시간당 강의료로 20만~50만원을 버는 특급 국제매너 선생님.가정주부의 국제화,여성 직장인의 세계화를 역설하는 처녀강사.
국제교육원 이인숙(李仁淑.34.사진)원장은 기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할때“남편따라 강남(외국)간 아내에게 뒷전에 물러서게 하지 마세요”라고 주문한다.아내의 세계화가 남편 회사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다.
그녀의 지명도는 강의 스케줄에서 엿볼 수 있다.수첩에는 삼성.현대.LG.쌍용.평화은행.한국산업안전공단.로터리클럽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실적.계획등이 빽빽이 적혀 있다.백화점 문화센터 강연등 가정주부및 여성 직장인들에 대한 강연도 포 함돼 있다.
한달 수입은 대략 7백만~1천만원 수준.하지만 이같은 성공뒤엔좌절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李원장은 85년 숙명여대 정외과를 졸업하면서 첫 입사원서를 낸 D그룹으로부터“우린 여자는 안뽑는다”는 퇴짜를 맞아야 했다.여기저기 알아보던 끝에 패션업체에 취직하게 됐다.그러나 또다른 걸림돌이 있었다.그녀는“나름대로는 열심히 일했 는데 동료직원들로부터.여자가 너무 나선다'는등 구박을 받아 견디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이때 배운 것이.사회생활에선 일 못지않게 인간관계도 중요하다'는 점.이번엔 외국인 무역회사에 취직했다.그곳에선 문화차이에서 오는 실수를 범하는 등 아픈 경험을 겪어야했다. 그래서 그녀가 미국문화를 직접 체험하고자 옮긴 직장이 유나이티드 에어라인.미국 시카고 본사 소속 직원으로 입사한 그녀는 일반인들에게는 낯선.1등석 통역사'로 일하게 됐다.한국과미국을 오가는 비행기에서 1등석 승객들과 정치.경제. 사회와 관련된 이슈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李원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서른을 넘긴 93년 늦깎이 유학의 길에 올랐다.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에 입학해.교육과정과 교수법'을 전공했다.
지난해초 귀국한 그녀가 시작한 일이 현재 원장으로 있는 국제교육원.“외국에서 대접받으려면 돈이 있어야 하지만 매너도 중요하다”는등 자신이 경험한 국제매너 지식을 국내에 전파하는 직업이다.물론 자신이 학원장이자 강사이고 직원은 단 한명으로 출발했다.이젠 여성의 프로의식,직장내 예절등까지 강의 과목을 넓혔다.스튜어디스 출신이나 외교관 부인등이 비슷한 분야의 강사로 일부 활동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직업강사는 국내에선 아직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지난 여름.이인숙의 해외여행,매너여행'이라는책을 내놓았던 그녀는 미국유학때 전공이었던.복합반(한 교실에 2개 학년이 함께 수업하는등)의 교수법'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최근엔 강연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결혼계획은“상대만 있으면언제든지 갈 계획”이 라고.李원장은“아직 우리사회엔 여성의 진출장벽이 있다”며“그러나 남자를 따라가려할 것이 아니라 여자만의 부드러움등 여성미를 갖추면 오히려 남자들이 더 잘해주는등 여자들도 할 나름”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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