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가 비리추적.제보 內査-孫 서울은행장 수사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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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검찰은 서울은행 관련 비리첩보를 입수한 이후 관계기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내사를 펼쳐 왔으나 구체적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수사에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안강민(安剛民)중수부장은 22일 오전 금융기관장 수사와 관련해 보도진의 질문이 쏟아지자“중수부 1과(文永晧 과장)가 오래전 정보를 입수했으나 정보만으로수사를 개시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현재까지 금융기관장 관련검찰조사는 수사단계가 아니라 내사”라며 조심하는 모습.
…한편 서울은행 임원들은 이날 오전9시부터 6층 회의실에서 열린 상임이사회를 1시간만에 끝내고 이례적으로 다시 모여 1시간여 동안 대책회의를 개최.
장만화(張滿花.59)전무 주재의 회의 도중 孫행장의 검찰소환여부를 확인하려는 외부전화가 빗발쳤지만 임원들은“회의중”이라며일절 응대를 거절.
…서울은행 고위관계자는 오래전부터 孫행장과 마찰을 빚어온 퇴직자가 집요하게 孫행장의 비리를 추적해 5~6건의 대출사례비 수뢰사실을 포착하고 검찰에 제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검찰은 이들 중소업체중 3~4건은 증거를 확보하지 못 했으나 1~2건은 증거가 확실한 것으로 드러나 孫행장을 내사해 왔다는 것. …孫행장은 검찰에 출두하기전 상당한 법률검토를 했던 것으로알려졌다.검찰 관계자는“孫행장이 조사 초기에 가중처벌을 받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혐의사실을 부인하거나 사례금 액수를 줄이려 했다”고 전언.
…검찰은 孫행장 소환 직후“당사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엄살(?)을 피운 것과 달리 이날 오후6시쯤“22일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검찰은 시중은행장의 전격 소환에따른 금융가의 파장과 수사 모양새를 고려,배임 수재죄가 아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죄를 적용하기 위해 고심했다는 후문.수사관계자는“孫행장이 한두시간쯤 혐의를 부인하며 버텼으나 2개 중소기업 내사결과를 들이대자 순순히 범죄혐의를 시인했다”고말했다. …대검이 孫행장 대출관련 비리사건에 대해 수사에 나서자 금융권 및 검찰 주변에서 금융권 전체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있었으나 孫행장선에서 끝내는 것으로 일단락. 22일 오전에“내사 대상자가 1~3명 선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던 안강민(安剛民)중수부장이 오후에는“1명에 불과하다”고밝히는등 수사확대설 진화에 노력해 눈길.安부장은 이날 밤 孫행장 구속영장 청구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리면서“더 이상 은행장들에 대한 수사는 없다”고 못박는등 이번 수사가 금융권 사정차원에서 이뤄진 수사가 아님을 강조.
〈사회부.경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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