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자민련 共助 가능할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대선 전략은.따로 똑같이'가 1단계다.따로따로 대선 고지를 향해 똑같이 뛰는 구도다.연대는 2단계다.
자민련측은 각료배분 비율까지 제시하며 김대중(金大中)총재로의야권후보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하려는 국민회의의 움직임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러나 저러나 독자적인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독자출마론'과.비교우위론'을 부각시키면서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김종필(金鍾泌)총재는 21일“정당 존립목적은 집권에 있다.
우리 당세가 약하다고 생각해선 안된다.침묵하고 있는 국민 대다수가 현명한 선택을 위해 내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독자출마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최근 여론조사 결과 갈수록 JP의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미묘한 시기에 JP의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한.파워 JP플랜'을 흘린 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받아들여진다.
자민련의 복잡한 당내상황도 공조에 균열을 가져올 변수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구원(舊怨)이 있는 JP와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김복동(金復東)수석부총재.박철언(朴哲彦)부총재.
김용환(金龍煥)총장등 수뇌부와는 달리 대다수 의원들은 지역여론을 이유로 DJ와의 연대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권력의 생리상 공조에 따른 약속은 지켜지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를 묶는 길은 초지일관 내각제를 밀고 나가는 것이다.자민련은 21일 당 정치발전위원회에서.상징적 대통령과 실권을 쥔 수상'을 골자로 하는 내각제 헌법 요강시안을 확정했다.
국민회의측과의 본격 협상에 대비한 성격도 있다는 지적이다.
자민련의 앞길에는 여권(與圈) 변수도 있다.일각에선 김윤환(金潤煥).이한동(李漢東)고문을 중심으로 신한국당내 민정계 세력이 金대통령의 권력누수가 본격 예상되는 내년 봄부터 내각제 개헌의 불씨를 되살릴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DJ의 대(對)JP협상력 약화를 기대하는 분석이다.개헌불가론을 천명한 YS가 입장을 번복할 경우에는 DJ와의 결별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이같은 논의가 국민회의의 흡인력을 완화시키기 위한 생존차원의 논리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상황전개 여부에 따라 자민련과 JP의 의도가 현실화될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하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