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8.증권硏서 탈바꿈 쌍용경제硏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지난 7월 쌍용그룹이 싱가포르에서 개최한.아시아지역 중장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계열사 사장과 임원들은 두툼한 자료를 하나씩받았다. 이 자료는 쌍용경제연구원이 만든 아시아지역에 대한.아시아 경영환경및 경쟁분석'이라는 연구보고서.
1백쪽 분량의 이 자료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사정과 쌍용그룹 입장에서 본 유망산업을 분석했다.
쌍용그룹 각 계열사는 이 자료를 기초로 아시아시장 진출전략을세워 회의에 보고했다.
쌍용경제연구원은 쌍용투자증권이 1백% 출자한 자회사.이전까지는 증권시장이나 투자분석에 대한 일을 주로 해왔다.그러나 지금은 증권연구소의 모습을 벗고 그룹의 싱크 탱크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김석준(金錫俊)그룹회장이 연구원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 변신의 계기가 됐다.
金회장은 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있을 때부터“이제는 해외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관심만 갖는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고 철저한 준비가 요망된다고 역설했다.
金회장은“그룹의 싱크 탱크가 있어야 한다”며 쌍용경제연구원이그 자리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소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지난 5월에는.쌍용경제연구소'라는 명칭도.쌍용경제연구원'으로 바꿨다.
오동휘(吳東휘)원장은“그룹 차원의 역할을 지난 싱가포르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발휘했다”며“앞으로 그룹의 정책결정(폴리시 메이킹)에 대한 지원업무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金회장이 내건.선수(先手)경영'의 실천적 싱크 탱크를 구현한다는게 연구원의 목표다.
증권사에 대한 지원조직을 그룹지원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해 5월 조직개편도 했다.여의도의 투자증권빌딩으로 이사하던 때였다.
조직개편에 따라 주가전망.상장사 분석같은 일들은 쌍용투자증권조사부가 맡도록 했다.연구원의 기업분석팀도 증권 조사부로 보냈다. 해외조사부라는 조직도 새로 만들었다.그룹의 해외진출과 관련한 연구를 중점으로 삼기 위한 목적이다.또 그룹 각 계열사에대한 지원을 위해 산업연구부를 별도 부서로 만들었다.
연구원 인력도 40명에서 64명으로 불어났다.그중 박사(11명).석사(25명)급 고급인력이 절반을 넘는다.내년까지 연구원인력을 8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吳원장은 한국은행과 산업연구원(KIET) 근무에서 익힌 현실감각과 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박사(국제경제전공)로서 이론적인 틀을 함께 갖춘 연구원의 2대원장.
87년부터 연구소장을 맡았으며 이제는 연구원을 그룹의 두뇌로한차원 발전시켜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그룹 싱크 탱크로 일신한지 얼마 되지않아 박사급 인력은 30대후반,40대초반의 소장파들이 대부분이다.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환경경제학을 전공한 한기주(韓基周.42)박사는 그룹의 환경사업 진출과 관련해 주목받으며,실물경제 흐름에 대한 분석은 박광수(朴光洙.36.미 텍사스대)박사의 역할이기대된다.
연구원의 최근 과제는 국내외사업을 하는데 있어 자금관리의 해법을 구하는 것이다.
자동차 사업에 들어가는 자금소요가 막대하고 해외시장 강화에 따른 파이낸싱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일단 그룹 종조실 재무팀의 자금관리를 지원하면서 사례별 연구도 곁들인다.
예를들면 세계경영을 모토로 내건 대우그룹의 국제금융이나 동남아 화교그룹의 금융기법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박영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