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hoice] 애플컴퓨터 ‘맥북 에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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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북 에어는 올해 초 애플컴퓨터가 선보인 초경량 노트북이다. 최근 2009년형이 발표됐지만 일부 성능 향상 외에 ‘세상에서 제일 얇고 가벼운 노트북’이라며 대중의 관심을 불러 모은 애초의 디자인은 그대로다.

깔끔한 외형과 특유의 질감, 주위 밝기에 반응해 백라이트가 켜지는 키보드, 멀티 터치 기능의 터치패드 등 감성적인 디자인이 강점이다. 무엇보다 13인치대 화면에 풀사이즈 키보드를 갖추고도 서류 봉투에 쏙 들어갈 만큼 얇고 가볍다.

사실 맥북 에어는 기능적으로 단점이 많다. 값에 비해 하드웨어 성능이 그리 좋지 않고 메모리·HDD 등 확장성도 떨어진다. USB 포트도 하나뿐이고, 배터리는 탈착식이 아닌 내장형이라 바꾸려면 제품을 통째로 서비스 센터에 맡겨야 한다. 한마디로 메인 PC가 아니라 세컨드 PC가 될 수밖에 없는데 값은 웬만한 고성능 PC보다 비싸다.

하지만 이런 온갖 단점에도 불구하고 맥북 에어는 ‘쿨’하다. 한번 보고 반해 버린 사람들이 많다. 인터넷에서 ‘맥북 에어 폐인’들의 글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노트북 사용자들의 ‘로망’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세단보다 운전도 힘들고 승차감도 떨어지지만 스타일은 ‘끝내주는’, 그래서 세단보다 비싼 스포츠카다. 애플컴퓨터 코리아의 박정훈 홍보팀장은 “맥북 에어는 이동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모든 설계 역량을 얇고 가볍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대중의 눈길을 확 끌어 자신을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능보다는 빼어난 디자인·마케팅을 앞세운 ‘아이팟’으로 유수한 업체들을 제치고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한 애플의 작품답다.

맥북 에어의 등장으로 ‘슬림형 프리미엄 노트북’이라는 시장이 새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분야에 기술적으로 더 뛰어난 제품들이 많이 나왔지만 여전히 맥북 에어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HP의 부두 엔비 133은 ‘맥북 에어보다 더 얇고’, 삼성전자의 X360은 ‘맥북 에어보다 더 가볍다’는 식이다. 시장의 표준 역할을 선점한 것이다.

실제 매출·이익 측면에서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애플의 시도는 자고 나면 신제품·신기술이 쏟아지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살아남는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디자인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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