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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박지선 "개그를 꼭 말로 해야 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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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하나같이 우악스러운 캐릭터만 골라 하고 있죠. 그럼 어때요? 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것 아닐까요?”

개그우먼 박지선(24·사진)을 23일 오후 KBS 본관에서 만났다. 막 ‘개그콘서트’ 리허설을 끝내고 내려온 참이었다. ‘못생긴’ 얼굴로 굴욕당하는 캐릭터로 인기 상한가를 치는 그녀다. KBS2 TV ‘개그콘서트’의 조선왕조부록-원빈’에서 못생겨서 왕에게 버림을 받은 중전 역할로 인기를 끈 데 이어 ‘만사마’(‘지사마’), ‘마빡이’(‘지빡이’) 패러디도 계속 선보이고 있다. ‘만사마’ 패러디에서는 원조 정만호보다 더 과격한 썩소(썩은 미소)로 객석을 뒤집어놓았다. 실제 박지선은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4년 휴학 중인 스물 네살 아가씨. 20대 초반 상큼한 여대생이 하기에는 가혹한 역할이 아닐까, 그부터 물었다.


답은 의외로 담담했다. “구수한 입담으로 웃음을 일으키는 개그맨이 있다면 또 저처럼 몸으로 웃기는 개그우먼도 있는 거죠. 말로 하는 개그, 몸으로 하는 개그, 얼굴로 하는 개그. 결국은 스타일만 다른 거지 개그는 개그잖아요.”

안 예쁜 외모로 승부하는 여성 코미디언 계보를 잇고 있는 그지만 차별점은 있다. “신봉선 선배님의 경우 연기력과 경험으로 우악스러움을 표현하지만 나는 특이한 말투나 표정 그 자체로 승부하는 편”이라고 자평한다. 한 치의 부끄러움이나 망설임 없이 망가짐을 자처하는 이유다. 방송에서 그는 또 100% 맨 얼굴로 나온다. “고교 시절 여드름 치료를 하다가 피부가 탈난 이후로는 화장품을 바를 수도 없는데, 어차피 극 중 캐릭터도 특별히 분장할 필요가 없어서”란다.

박지선은 최근 외모개그 만큼 ‘스캔들 개그’도 선보이고 있다. ‘봉숭아 학당’에서 공채 동기 개그맨 박성광과 커플로 나서 느끼한 말들을 쏟아낸다. “이렇게 예쁜 애를 혼자 가져 죄송합니다” “오빠만 보면 깨물어 주고 싶어” “어머, 조각인 줄 알았어” 등 듣기만 해도 거북한 말들이다.

때문에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도 ‘박성광과는 정말 사귀냐’는 질문이 단골로 나온다. 그는 “박성광 오빠랑 사귀냐는 질문은 이제 진부할 정도”라며 “오빠는 이제 가족 같다. 오래 산 부부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실제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고려대 바자회 참석차 학교를 방문했다가 행사를 주관한 총학생회의 미남 임원과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돌면서 네티즌의 관심을 받았다. 박지선은 “바자회 때 알게 돼 친한 선후배로 지내는 사이”라며 “그런 잘생긴 후배와 열애설이라니 소문이라도 기분이 좋다. 오히려 내가 (그 후배를) 잡고 싶은 심정”이라며 익살을 떨었다.

박지선이 개그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준비하면서다. 그는 “4학년이 되고 교원임용고사를 2개월 준비했는데 도저히 적성에 안 맞았다”며 “활동적인 레크리에이션 강사를 하고 싶었고, 이를 준비하다가 우연찮게 개그맨 시험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장 내년 3월 복학해 교생실습을 해야 한다. 2년간 휴학을 해 내년 초에 무조건 복학하고 졸업해야 하는 것이다. 그는 “기왕 하는 교생실습이니 귀여운 남학생이 많은 남고에서 교생 실습을 하고 싶다”며 “교생으로 가면 아이들을 모조리 웃겨줄 참”이라고 말했다. 때마침 인터뷰가 끝나자 한 무리의 남고생들이 그녀를 둘러쌌다. 축제에 쓸 격려 동영상을 촬영해 달라는 요청. 박지선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안녕하세요, 박지선이에요. 어흥!”이라며 쉴 새 없이 개그 속사포를 쏴 댔다.

글=이현택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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