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춤극 '오셀로.무어랑'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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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질투에 눈이 먼 오셀로와 간교한 이야고.계략에 말려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목이 졸려 죽음을 맞이하는 순결한 데스데모나」. 사랑과 배신,음모가 복잡하게 얽힌 완벽한 줄거리의 비극 한편이 춤으로 형상화된다.
국립무용단(단장 국수호)이 영국 문호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하나인 『오셀로』를 재창작한 춤극 『오셀로-무어랑』을 오는 26일부터 12월1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것.장소를 베네치아에서 여러 부족이 공존하던 한반도의 상고시대로 옮기고 인물 이름도 그 시대에 맞게 고쳤다.무어랑은 바로 오셀로 역할이다.
차범석 대본.국수호 안무로 이뤄지는 이번 공연은 여러가지 면에서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구의 문학작품을 우리 정서의 우리 춤으로 재창작한다는 것이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줄거리가 있는 발레작품도 아닌 한국무용으로 서구의 잘 알려진 유명 문학작품을 무대화한다는 것이 색다르게 느껴지는 점이다.작품성이 높은 외국문학과의 만남을 통해 구성이 취약했던 한국무용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가 무용수도 독특하다.한국 무용가가 아닌 이탈리아 출신 발레리노 루돌프 파텔라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문사(이야고)역을 맡아 열연한다.클래식 발레의 몸동작 이 한국의 춤사위와 어떻게조화를 이룰지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국수호 단장이 손병우씨와 더블 캐스팅으로 무어랑 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이외에 원로 무용가인 송범.김문숙씨가 사라비(데스데모나)의 부모 역을 맡는다.
국내 무대미술의 1인자로 손꼽히는 윤정섭씨가 미술을 맡아 또하나의 예술을 만들게 되며 신예 작곡가 조석연씨가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음악을 연출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7시,토.일요일 오후4시다.02-271-1743.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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